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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女중사 성추행 피해·사망 사건, 국방부 검찰단으로 수사 이관

서욱, 1일 저녁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 이관
"수사 투명성 및 공정성 확보하기 위한 차원"
공군 女중사, 지난 3월 동료에게 성추행 피해
부대 옮긴 후 극단적 선택한 것으로 추정

공군 女중사 성추행 피해·사망 사건, 국방부 검찰단으로 수사 이관
[파이낸셜뉴스] 국방부가 '성추행 피해' 여성 부사관의 사망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한다고 1일 밝혔다. 군은 수사 전반의 투명성·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사망한 공군 중사의 유가족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와 2일 0시 기준 25만 4900명을 넘어섰다. 유가족은 성추행 사건에 대해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있었다며,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했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서욱 국방부 장관은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7시부로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국방부 장관의 군 검찰 사무 지휘·감독을 규정한 군사법원법 제38조에 따른 것이다. 군 당국은 △초동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2차 가해가 있었는지 등 사건의 모든 과정에서 지휘·관리 감독 및 지휘 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사건은 공군의 모 부대에서 A중사가 선임 B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다. A중사는 지난 3월 회식 참석 후 귀가하던 중 차량 뒷자리에서 B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상관에게 유선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부대 전속을 요청했다. 이후 A중사는 두 달 동안 청원 휴가를 갔다. 유족은 언론 인터뷰에서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상관들은 A중사에게 "없던 일로 해달라"는 등 회유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A중사는 불면증 등을 앓다가 지난 5월 18일 부대를 옮겼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발견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공군 부대 내 성폭력 사건과 조직 내 은폐·압박과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글이 올라 왔다. 이 글에는 전속 부대에서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 매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A중사에게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군 당국은 1일 오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욱 장관은 군·검·경 합동 수사 태스크 포스(TF) 구성과 철저한 사건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공군법무실장을 장으로 하는 군 검찰과 군사 경찰로 합동 전담팀이 구성되고,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 지원을 받는 합동 수사 TF가 꾸려졌다.
공군참모차장이 해당 사안의 조치 전반을 총괄했다. 이와 관련 서욱 장관은 성폭력 사건뿐 아니라 상관의 합의 종용이나 회유, 사건 은폐 등 추가적인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공군 검·경이 성추행 의혹, 사망 사건과 2차 가해 등을 별개로 수사하면서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방부 검찰단으로 수사를 이관한 것으로 보인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