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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살 현역무용수 "난 늙지 않았다..단지 조금 오래 있었을뿐"

106살 현역무용수 "난 늙지 않았다..단지 조금 오래 있었을뿐"
아일린 크레이머. 아일린크레이머닷컴 캡처

[파이낸셜뉴스] 인생의 황혼기 마저 지난 나이라고 불리는 '100세'를 넘기고도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호주 출신 무용수가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 BBC방송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106세의 현역 무용수 아일린 크레이머의 삶을 조명했다.

그녀는 지난 1953년 모국 호주를 떠나 인도와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에서 예술가로서의 삶을 이어가다 2013년 99세 나이로 다시 귀국했다.

그녀가 고령에 춤출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늙었다’(old)와 ‘나이’(age)란 단어를 자신의 사전에서 지운 점을 꼽았다.

크레이머는 “이 나이에 춤출 수 있는 비결, 에너지의 원천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난 늙지 않았어요. 난 그저 (이 분야에) 오래 있었던 거고, 그 과정에서 좀 더 배웠을 뿐입니다’라고요”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이 늙으면 느낀다고 하는 기분이 저에겐 없어요. 무언가를 창작할 때 제 태도는 어린아이였을 때와 다를 바 없습니다.”
시드니에서 태어난 크레이머는 젊은 시절 유명 발레단 단원이 돼 전국을 누비며 공연했다. 이후 파리, 뉴욕 등을 누비며 무용, 미술, 영화,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100세를 목전에 두고 고국에 돌아와서도 그는 은퇴를 몰랐다.
“시드니에 돌아온 후로 엄청 바빴어요. 국립연극학교와 독립극장에서 무용 작품 3개를 공연했고, 대형 무용 축제 두 곳에 참여했죠. 영화를 찍었고, 작은 공연도 여러 개 하고, 책도 세 권 썼어요.”
최근 몇년간 그는 자신의 인생을 주제로 안무를 하고 직접 공연도 해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새로운 무용 영상 촬영에 제동이 걸렸지만 팬데믹도 그의 창작열을 식히지 못했다. “촬영지에 나가지 못하게 돼서 영상을 어떻게 제작했는지에 관한 책을 썼어요. 코로나19에 전혀 개의치 않아요.” 이 책은 그가 직접 설립한 출판사를 통해 올해 안에 출간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