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선 결혼식, 시신은 옆방에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에타와시에서 신부 수라비가 신랑 만제시 쿠마르와 결혼식을 올리던 중 돌연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두 사람은 예식 절차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힌두교 전통에 따른 결혼의 마지막 서약 예식인 ‘페라’(phere)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갑자기 신부 심장이 멈추며 결혼식은 중단됐다. 급하게 달려온 의사는 현장에서 수라비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자 신랑 쿠마르는 수라비 부모에게 신부 여동생 중 한 명을 아내로 맞이해야겠며 결혼식을 이어 진행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양측 가족은 회의를 열고 논의를 시작했다. 이 회의에서 신부 여동생인 니샤가 언니 대신 결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특히 신부 어머니가 결혼식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점이다.
결국 양가는 니샤를 신부로 세워 결혼식 강행했다. 당초 형부였던 사람이 한순간에 남편이 되는 순간이었다. 니샤가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수르비의 시신은 다른 방으로 옮겨졌다. 혼례가 끝난 뒤에야 장례가 치러졌고, 그녀는 화장될 수 있었다.
이런 결혼식 강행의 배경에는 인도의 결혼 지참금 관행이 있었다. 인도의 악습 중 하나로 지적되는 이 제도에 따라 지참금은 신부 측이 신랑 측에 전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부 매체는 “수르비의 가족이 결혼 지참금을 기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결혼이 무산되면 두 집안 간 오가는 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후 수르비의 오빠는 인도 IASN 통신에 “한쪽 방엔 수르비 시신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선 니샤가 결혼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수르비의 삼촌도 “너무 힘든 결정이었다. 슬픔과 행복, 이렇게 엇갈린 감정을 동시에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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