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인터뷰에 응한 웨이 동이. / 사진=바이두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사람의 진가는 외모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게 증명됐다. 준수하다고 할 수 없는 외모와 어눌한 말투 탓에 ‘추남’ 혹은 ‘바보’로 불렸던 남성이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모셔가고자 했던 수학 천재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은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바보’ 이미지로 거론되던 웨이 동이(29)가 베이징대 조교수였고, 과거 하버드대로부터 ‘스카웃’ 제의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웨이 동이는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미디어 길거리 인터뷰에 출연했다가 눈길을 끌었다. 당시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힘내세요. 베이징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또 무슨 말을 해야 하죠”라고 답했다.
30초가량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누리꾼은 다소 어리숙해 보이는 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고,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서 삽시간에 확산됐다. 그저 외모와 어투로 사람을 놀림거리로 삼는 이 같은 현상을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현지 언론 취재 결과 그가 베이징대 수학과 최연소 조교수였다는 사실이 나오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출신인 그는 수학도들에게는 유명한 ‘수학 천재’로 불린다.
웨이 동이의 은사인 장 용화 산둥사범대부속중학교 수학 교사는 “전체 성적은 높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부터 수학을 잘했다. 명문고인 산둥사범대 부속고등학교가 특별전형으로 그를 모셔갈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때 중국 내 수학 경시대회를 휩쓴 그는 2008·2009년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중국 고등학생 대표로 출전해 두 해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0년에는 베이징대가 그를 무시험 특별전형으로 뽑았다. 대학교 3학년 때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무시험 박사 과정을 제안해왔다.
하지만 그는 미국행 대신 베이징대 수학과 교수의 길을 택했다.
그의 지인들은 누리꾼들이 단지 외모만으로 사람을 단정하고 평가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친구 샤오는 “웨이 동이는 평소와 다르게 수학 관련 얘기만 하면 단호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면서 “호기심이 많고 질문이 많을 뿐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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