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튜브에 게시된 고(故) 손정민씨 사건과 관련해 김창룡 경찰청장을 언급한 가짜뉴스./사진=뉴시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망 경위를 둘러싼 허위사실(가짜뉴스)가 '음모론'으로 옮겨붙는 추세다. 사건이 정리되는 수순에 접어들자, '경찰·언론 고위층이 사건을 무마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담은 허위사실이 퍼지는 것이다. 경찰은 허위사실 작성·유포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최근 '손정민씨 사망 사건에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의 아들이 관련됐다'는 허위정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고 온라인 게시물들을 확인 중이다.
온라인 상에는 장 청장의 아들이 손씨와 같은 대학에 다니면서 마약을 다루며, 손씨의 사망도 이와 얽혀있다는 허위사실이 퍼지고 있다. 경찰은 내사 과정에서 사실 관계 등이 확인돼 위법한 부분이 드러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를 서울청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경기북부청에서 내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튜브·SNS 등지에는 장 청장뿐 아니라 경찰 고위직이 손씨 사망과 관계돼 있다는 허위사실이 연이어 퍼지고 있다. 앞서 경찰은 한 유튜버가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시 수사단 전체를 대체하기 위해 별도 수사대를 구성했다"는 등의 말을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내사에 착수했다. 앞서 이 유튜버는 송정애 대전경찰청장과 관련한 허위 발언을 담은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를 방송한 SBS를 향한 허위사실도 이어지고 있다. A씨를 대리하는 원앤파트너스 측 정병원 대표 변호사는 "정 변호사가 SBS 부장과 형제지간"이라는 가짜뉴스를 유포한 유튜버를 1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처럼 최근 손씨와 관련한 허위사실은 '고위직이 나서 사건을 덮고 있다'는 식의 음모론으로 커지고 있다. 사건 초기에는 실종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의 범죄 가능성에 대한 억측이 주를 이룬 것과는 결이 달라진 양상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쏟아져나와, 일일이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경찰청장 등이 '어떤 발언을 했다'는 등의 명백한 가짜뉴스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 측도 허위사실 유포자들을 본격적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원앤파트너스는 홈페이지에 'A씨와 가족, 주변인에 대해 위법행위를 한 일체 행위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측은 "여러 차례 위법행위를 멈춰달라고 요청했지만, 게시물은 오히려 늘어나고, 일부 내용은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A씨와 그 가족들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체 수집한 수만 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강경 대응한다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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