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특성상 이익률 낮아
'10% 초과' 조건에 해당 안돼
세수 줄어드는 아일랜드 등
반발 국가 설득도 난제로 남아
주요 7개국(G7)이 글로벌 IT(정보통신) 빅테크기업의 '조세 회피'를 위한 초안 마련에 합의했지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대한 과세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아마존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과 함께 손꼽히는 글로벌 빅테크지만 사업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낮아서, G7에서 합의된 과세의 대전제인 '영업이익률 10% 초과 기업의 경우 매출 발생국가에 이익의 20%를 세금 부과'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6일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익률이 6.3%인 아마존은 이익률 10% 초과기업에 대해 과세하기로 한 G7의 과세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아마존이 공격적으로 마진을 낮추고 수익의 상당수를 재투자하고 있어 아마존에 대한 과세는 힘들다고 가디언지는 지적했다.
특히 이번 합의 과세 기준이 아마존과 같이 이익률이 낮은 특정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에게 오히려 세금 회피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렇지만 아마존을 과세 대상에 추가로 넣기 위한 추가 논의도 향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아마존의 이익률 10% 미달인 것을 의식해 G7 회의 마지막날 기자들에게 아마존이 과세 대상에 포함되냐는 질문에 "그런 기업 대부분은 새로운 계획에 포함될 것"이라면서 과세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세금 회피를 위해 기업들이 이익률을 낮추는 일도 우려된다며 비즈니스 모델과 무관하게 동일한 기준으로 과세를 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처드 머피 영국 셰필드대 경영대학원 회계학과 초빙교수는 "기업마다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 10% 이익률 문턱은 부적절하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마련되지 않는한 이번 합의는 거짓 희망으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G7 재무장관 합의로 세수 감소가 불가피한 아일랜드 같은 조세회피처 국가들의 반발도 풀어야할 숙제다.
그동안 아일랜드는 12.5%의 낮은 법인세율로 다국적 기업의 유럽본부를 유치해왔으나 각국이 자국에서 매출을 낸 기업에 세금을 매기기 시작하면 아일랜드의 법인세수는 많게는 연간 10억유로(1조3519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파스칼 도노호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아이리시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G7 재무장관들의 글로벌 법인세 합의에도 강점인 낮은 세율을 통해 아일랜드에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계속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낙관했다.
현재 아일랜드에서 영업하고 있는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현지인 8명 중 1명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들은 걷히는 법인세의 80%를 내고있다.
도노호 장관은 아일랜드는 변화에 대비해왔다며 다국적 기업들은 인프라 등 아일랜드의 강점을 잘 알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 대상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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