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출당조치 등 강력대응 방침
거부한 국민의힘에 전수조사 압박
국민권익위원회가 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2명이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을 받는다는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치권이 초긴장 사태에 빠졌다.
앞서 민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자당 의원에 대한 권익위 전수조사를 선제적으로 의뢰했지만, 냉혹한 성적표 앞에 역풍을 맞게 생겼다.
김태응 권익위 상임위원 겸 특별조사단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74명과 그 가족 등 총 816명의 지난 7년간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총 12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에게서 16건의 법 위반 소지를 발견했고, 해당 사건들은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송부했다.
권익위가 특수본에 송부한 내용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6건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3건 △농지법 위반 의혹 6건 △건축법 위반 의혹 1건 등이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관련 의혹은 2건이다.
고강도 대응책을 예고한 민주당은 자당 의원 12명이 부당거래 의혹을 받게 되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권익위 전수조사 결과와 관련해) 당이 보고받은 내용은 없다"면서도 "그 문제는 결과 발표가 나오면 우리 당도 그 결과에 어떻게 대응하고 조치할 것인지에 대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출당 조치' 등의 고강도 대응을 묻는 질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면 그런 것까지 감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4·7 재보선 참패의 원인으로 부동산 관련 이슈가 지목된 만큼, 이번 조사결과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미칠 파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당장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의원들에 대한 출당이나 당원권 정지 등의 중징계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불필요한 당내 분란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소명권을 부여하는 등 촘촘한 향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준호 원내대변인도 권익위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투기의혹을 집중해서 봐야 한다"며 "경범죄에 해당하는 내용은 소명을 잘못해 오해를 산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 거래 의혹을 받는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 조치가 늦어질 경우 '제 식구 감싸기' '내로남불' 등의 비판이 예상되는 만큼 지도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자당 의원들에 대한 처리 방향을 고심하는 동시에 야당을 향한 포문을 열며 출구전략 구축에도 나섰다.
고 수석대변인은 "부동산 전수조사를 권익위원회에 의뢰한 건 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촉발된 공직자들의 부동산 특위 정보 유용 등에 대한 불공정을 감안해서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같이 참여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지금까지 거부를 하고 있다. 결과 내용을 보고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문제가 되는 지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응조치를 하지 않을까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