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순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4년 검찰보고서 발간 기자브리핑에서 참여연대 검찰보고서 발간의 의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 4년차 검찰개혁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추윤 갈등'으로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추윤 갈등으로 인해 검찰개혁의 방향성이나 실천 과제의 설정 등의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사무실에서 '문재인정부 4년 검찰보고서-미완성 검찰개혁 철옹성 검찰권력' 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분석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과거 법무부장관과 민정수석, 그리고 검찰총장이 모두 검찰 출신으로 연결되어 별다른 갈등이 없었던 것과는 분명히 다른 양상"이라며 "이러한 배경은 생략된 채 검찰개혁을 내건 각종 시도와 검찰 수사 하나 하나가 서로 상반된 정보와 평가에 놓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오병두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윤석열 총장 시기 검찰에서 내전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 특색"이라고 봤다.
오 소장은 "검찰이 내부문제에 대한 감찰과 수사 사이를 오가면서 일부는 '제식구 감싸기'로 축소하고 일부는 '적군'과 '아군'으로 대치하며 확장했다"며 "그 대치상황을 검찰 네트워크의 다른 축인 언론과 정치권을 적극 활용해 전투 양상으로 재생산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추윤갈등이라는 두 '명망가'의 권력대립으로 (검찰개혁이) 다시 진영논리에 기반한 정치적 대립의 양상으로 전이된 채 검찰개혁의 방향성이나 실천과제의 설정 등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서는 온전한 기소권을 추구해야 한다는 요구와 더불어 최근 논란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한상훈 연세대 교수는 "더 이상 불필요한 논쟁을 만들지 말고 공수처 본연의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법조관련 사건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고 기소만 결정하겠다는 것은 공수처 출범의 취지와 본분을 망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하태훈 고려대 교수는 "향후 법개정을 통해 공수처의 온전한 기소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며 "공수처, 검찰청, 경찰청 세 기관에 분산돼 경계가 모호한 수사권을 국가수사청과 같은 독립수사기구를 신설해 집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독립수사기구의 설치는 장기적 과제로 경찰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국가수사본부와 공수처의 안착이 우선"이라며 "경찰개혁도 추진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년 발간되는 참여연대의 검찰 보고서는 이번이 13번째로, 올해는 2020년 5월~2021년 5월 문재인 정부 4년차 검찰을 평가하는데 필요한 검찰인사 기록, 주요 사건 22건의 수사 일지, 검찰개혁 이행현황 등이 담겼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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