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온실가스로 에탄·에틸렌 만든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새 촉매 개발
텅스텐에 질소 첨가해 성능 향상
메탄 전환율 48.5%까지 끌어올려

온실가스로 에탄·에틸렌 만든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실 김희연 박사팀이 개발한 메탄직접전환용 텅스텐계 촉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인 온실가스 메탄을 석유화학의 '쌀' 에틸렌으로 만든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기존에 만든 것보다 성능이 우수해 메탄 전환율을 48.5%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소재연구실 김희연 박사팀이 텅스텐에 질소를 첨가한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이 만든 촉매는 에틸렌 생산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질소 도핑' 기술이 적용됐다. 연구진은 텅스텐 계열의 촉매에 간단한 방법으로 질소 성분을 도핑했다. 촉매 제조 과정 중 일정 농도의 피리딘 용액을 촉매 표면에 침투시키는 과정만으로 질소 성분을 도핑한 것이다. 이를 통해 메탄 전환율을 높이고 산화반응을 억제한다.

도핑된 질소 성분은 800℃ 이상의 고온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부반응인 메탄의 산화로 인한 높은 반응열과 열화점으로 인한 촉매 비활성화를 억제하는 동시에 생성물인 에탄과 에틸렌 선택도까지 향상시켰다.

연구진은 실리카 표면에 넣은 텅스텐 촉매에 질소를 도핑할 경우, 질소 성분이 텅스텐 옥소 복합체에 흡착된 메틸라디칼을 안정화했다. 실험 결과 부반응물인 탄소산화물에 비해 생성물인 화합물의 수율이 증가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질소 도핑 기술은 별도의 장치나 공정이 필요 없이, 단순히 피리딘 용액을 촉매 표면에 도핑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농도의 질소를 도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기술은 촉매 표면의 산·염기성을 조절하거나 지지체-촉매 입자간의 결합력 제어, 전자 소자의 전기적·전자적 성질의 제어 등에 다양하게 적용 가능하다. 해당 기술은 국내 특허 등록 및 미국에 특허가 출원됐다.

온실가스로 에탄·에틸렌 만든다
메탄직접전환용 텅스텐계 촉매를 만드는 장비.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이외에도 대표적 온실가스인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합성가스(H2, CO)를 생산하는 건식개질 공정용 촉매도 개발했다. 메탄과 수증기의 반응에 의한 습식개질의 경우 상용화가 완료됐으나, 건식개질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 및 단순한 공정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촉매 표면에 심각한 탄소침적으로 인한 비활성화 문제로 인해 현재까지 상용화되지 못했다.

연구진은 원자단위 촉매설계 및 조성 최적화를 통해, 장시간 운전에도 성능 저하가 없는 '안티 코킹' 촉매를 개발했다. 석유화학, 제철, 시멘트 산업 등 이산화탄소 발생원에 직접 촉매 공정을 설치,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김희연 박사는 "연구를 통해 보유한 촉매원천기술의 기술 수준을 높여 상용 공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관련 연구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분야 국제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비 인바이론먼털(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