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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 밀월관계...TSMC, 日에 반도체 공장 건설 검토

경제, 안보 협력 강화 
TSMC, 日 반도체 산업 수혈 
日 대만에 백신 공급...안보 협력 강화  

일본·대만 밀월관계...TSMC, 日에 반도체 공장 건설 검토
대만 차이잉원 총통. 로이터뉴스1
일본·대만 밀월관계...TSMC, 日에 반도체 공장 건설 검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과 대만 간 밀월 관계가 깊어지는 양상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 이바라키현에 반도체 후공정 관련 연구거점 설립에 이어 일본 구마모토현에 첨단 반도체 공장 건립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역시,대만에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했으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가며 대만 안보에 적극 관여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1일 TSMC 거래업체 관계자들을 인용해 TSMC가 일본 정부 요청에 따라 일본 구마모토현에 300㎜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지난 2019년 일본 정부의 반도체 공장 건설 요청에도 일본이 아닌 미국을 택한 바 있다. 이후 일본 정부의 끈질긴 구애 끝에 올초
반도체 후공정 기술과 관련된 연구거점을 도쿄 인근 이바라키현에 설립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 연구시설 설립비용의 절반인 약 190억엔(약 20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재건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삼고, 일본 내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 역시, 반도체 산업 재건을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 지난 달 하순,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정치적 맹우인 아소 다소 부총리 겸 재무상,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 등 3명이 주축이 돼 자민당 내에 반도체 산업 관련 의원연맹을 신설했다.

일본 반도체 업계는 1980년대에 세계 시장 점유율 50%를 자랑할 정도로 앞서 있었으나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주도권을 잃은 상태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재건할 결정적 카드로 TSMC 공장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산업 재건에 TSMC의 호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최근 일본과 대만은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방해로 코로나19 백신을 구하지 못한 대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거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대만 차이잉원 총통 간의 대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 스가 정권은 미국의 중국 견제 구상에 보조를 맞추며, 대만 안보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습이다.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대만 해협 안정을 명기하는가 하면, 자민당 내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내놓고 있다. 또 올해 방위백서에 '대만 정세 안정 중요'도 명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