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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 "유령어업으로 매년 3800억원 수산업 피해"

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 "유령어업으로 매년 3800억원 수산업 피해"
인터뷰 중인 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2021.06.11© 뉴스1


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 "유령어업으로 매년 3800억원 수산업 피해"
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이 '주니어해양피켓챌린지'에 참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1.06.11© 뉴스1


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 "유령어업으로 매년 3800억원 수산업 피해"
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오른쪽)이 관내 해양 환경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2021.06.11© 뉴스1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인간은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환경에 적응하지만 다른 생물들은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기후위기로 인해 죽어가는 동식물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은 "최근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오염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이 바다를 떠도는 대형플라스틱 중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고, 선박 엔진에 폐그물이 감겨 해양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부는 폐그물에 의한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생분해 그물을 개발하고 성능 개선을 추진하는 등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박 서장은 "바다는 수산업, 자원, 교역 등 해양산업의 터전이자 국민들의 휴식과 레저 활동을 즐기는 공간"이라며 "책임감 있는 어획이 바다와 지구를 지키고 나아가 인간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부산해양경찰서 직원들은 청소년 해양환경활동가 발굴을 위해 전국 최초로 개최되는 '주니어해양컨퍼런스 피켓챌린지'에 대거 동참, 박 서장을 비롯해 직원 자녀들이 잇따라 해양환경 보존에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튜브에 게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챌린지를 통해 해양환경 보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해양경찰관 자녀와 청소년들이 바다환경 위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챌린지에 참여했다는 것이 박 서장의 설명이다.

피켓챌린지 영상에서 박 서장은 "우리가 쓰고 있는 일회용 마스크가 바다에 버려져 마스크 끈에 해양 생물이 감겨 죽는 등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마스크를 버릴 땐 끈을 잘라 버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과의 일문일답.

- 오랫동안 바다와 함께 지냈다. 예전에 비해 바다환경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구의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바다가 빠른 속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해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균 온도는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고, 이 때문에 한반도 근처 해양생태계 또한 변화하고 있다. 특히 한류성 어류인 명태는 1980년대만 해도 동해에 주로 서식하고 있었지만, 수온 상승 등으로 북쪽으로 서식지를 옮겼고 현재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명태 대부분이 러시아산이다. 반대로 고등어와 같은 아열대성 어종은 따뜻해진 한반도 해역에 대거 등장했고 참치로 잘 알려진 다랑어류는 한반도에서 원래 거의 볼 수 없던 어종이었는데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지구의 기후변화가 바다 생태계를 분명히 변화시키고 있고, 지속될 경우 바닷속 먹이사슬에도 큰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국 대멸종으로 가는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니라 바로 현재의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 부산은 전국에서 사고로 인한 해양오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원인과 대안은.

▶최근 5년간 전국 해양오염사고는 평균 275건 발생했고, 그 중 약 18%인 49건이 부산에서 발생했다. 주요 사고 원인으로는 선박연료유의 수급과 선박수리작업 중 발생하는 부주의 사고가 전체의 49%를 차지한다.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경에서는 해양종사자들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해상에 유출된 기름을 효과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방제장비의 고도화와 전문 기술진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 어망을 비롯해 어민들이 바다에서 쓰다 버린 도구들이 해양쓰레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유령어업(유실되거나 버려진 어구가 바닷속에 방치된 채로 어획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으로 인해 매년 어획량의 10%인 약 3800억원의 수산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폐어구 등으로 인한 부유물 감김 사고가 전체 해상조난사고의 13%인 약 48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폐그물이나 폐로프에 해양보호생물종인 상괭이, 푸른바다거북 등이 해경에 의해 구조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특히 2019년 5월 전북 부안에서는 어선 추진기에 폐로프가 감겨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해경은 수중정화활동을 통해 바닷속 폐기물을 수거하는데 힘쓰고 있다. 어업인도 책임감 있는 어획을 통해 바다환경을 지키는데 동참해주길 바란다.

- 해경에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생활 속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환경보호 노력이 필수인 시대다. 부산해경은 환경부가 시작한 '고고챌린지(Go Go Challenge)'에 동참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고, 바다환경 살리고' 라는 메시지를 SNS에 공유, 전 직원이 일상에서 재활용품과 다회용품 사용 등 플라스틱 줄이기 위한 마음을 담아 실천하고 있다. 바다를 지키기 위한 9가지 약속 (일회용 마스크 사용 후 끈을 잘라 휴지통에 버리기,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생활 쓰레기 분리수거, 커피스틱·빨대 사용 줄이기,비닐봉지 보다 장바구니 사용,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야외 활동 후 쓰레기 되가져오기, 그물 등 어구류 버리지 않기, 바닷가에서 불꽃놀이 하지 않기) '바다를 9해줘!'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을 믿고 앞으로도 해양환경 보존을 위해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 전국 최초로 해양 분야 환경활동가를 발굴하는 '주니어해양컨퍼런스 피켓챌린지'에 해경 가족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안다. 참여한 배경은.

▶세계를 들썩인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를 시작으로 전 세계 10대들이 기후환경 활동에 다양한 활동과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나서 기후위기를 말하고 환경활동에 나서는 것을 보며, 어른이자 해경으로서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를 만들어야 겠다는 책임감을 느꼈고, 이에 우리 직원들도 공감했다. '주니어해양 피켓챌린지'는 해양환경 위기 극복을 위한 10대들의 실천방안과 메시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전국 최초로 부산에서 개최된다. 부산해경 직원들은 이번 챌린지를 통해 해양환경 보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특별히 부모의 직업을 통해 바다를 알게 된 해양경찰관 자녀들이 이번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양종사자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국민에게 한마디.

▶현재 바다는 폐기물의 유입으로 인해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로 인해 해양생물들이 다치거나 죽고, 해양생물의 체내에 남은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의 식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상에서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바다에 가지고 간 쓰레기는 꼭 가지고 돌아오는 등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어업 종사자들은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해양자원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해양쓰레기의 주범인 폐어구·어망을 반드시 수거하는 책임을 다하길 당부 드린다. 해경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해양사고 예방과 해양환경 보존에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