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법 5조 3호 '품행이 단정할 것' 규정
재판부 "해당 조항, 국가공동체 주권자로
지장 없는 품성 갖추고 행동하는 것 의미"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중국 국적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국적신청 불허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05년 1월 한국에 입국한 A씨는 2007년 한국인과 혼인신고를 마쳤다. 다음해 9월 자신의 아들을 배우자에게 입양했다. 이 아들은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A씨는 2015년 재외동포 자격(F-4)을 얻어 계속 국내에 체류해 왔다.
A씨는 2018년 9월 법무부에 일반귀하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2020년 8월 A씨의 ‘범죄 경력’을 이유로 귀화불허 처분을 내렸다. A씨가 과거 체류지가 변경됐음에도 14일 내에 신고하지 않았고, 노래연습장에서 접객행위를 하다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은 이력 때문이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냈다. 그는 “2010년까지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국내에 주소를 두고 거주했고 아들도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며 2017년 5월부터는 국내 부동산도 취득해 직업도 있었다”며 “처벌 전력은 생계형 범죄로 6년 이상 시간이 경과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래방 접객행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A씨의 전력이 일반귀화의 요건을 규정한 국적법 5조 3호의 ‘품행이 단정할 것’이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일반귀하허가를 신청한 외국인의 성별·연령·직업·전과관계 등을 종합해 볼 때 국가공동체의 주권자로 받아들이는 데 지장이 없는 품성을 갖추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노래방 접객행위는 건전한 풍속을 해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2005년부터 한국에 살아 해당 행위가 처벌대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생계를 위한 범행이더라도 위법행위가 용인될 수는 없고, 동종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것인데, 대한민국 법체계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품행 개선에 대한 개연성이 인정될 만큼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지 않았다”며 “귀하허가신청은 시기나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상당 기간 동안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 않고 자신의 ‘품행이 단정함’을 입증해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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