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학원 이윤진 박사, 'Ab417' 항체 이용
실험쥐에 항체 주입한 결과 생존율 50% 증가
혈관내피세포에서 방사선에 의한 DNA 손상으로 L1세포부착인자(빨간색)가 증가했다. 연구진이 항체 'Ab417'을 투여한뒤 24시간 후 관찰한 결과(아래사진) 혈관내피세포에서 방사선 및 독소루비신에 의한 DNA 손상이 줄어들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항체를 찾아냈다. 이 항체를 실험쥐에 주입한 결과 항암치료 부작용이 줄어 생존율이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윤진 박사와 강원대 의생명과학대학 홍효정 교수팀이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을 이용한 항암 치료와 흉부 방사선 치료때 발생할 수 있는 심장독성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윤진 박사는 "심장질환 환자의 임상샘플 분석결과로 본 연구결과의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항암제 독소루비신과 흉부 방사선 치료는 유방암, 림프종 등 여러 유형의 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암 치료법이다. 심장독성이 있어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지만 아직 근본적 예방책이나 치료제가 없어 암 치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험쥐에 독소루비신을 투여하고 방사선을 쪼인 결과 심장혁관세포의 DNA가 손상됐다. 손상된 DNA는 다시 복구되지 못하고 세포가 변해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가 진행됐다. 결국 실험쥐는 심장근육세포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졌다.
연구진은 심장독성이 일어난 실험쥐에서 암세포 증식과 관련된 L1세포부착인자가 많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점을 착안해 L1세포부착인자를 제거하는데 집중했다. 'Ab417' 항체 물질은 L1세포부착인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실험쥐를 독소루비신과 방사선으로 심장이 손상되게 한 뒤 새로 발견한 항체 'Ab417'을 주입해 심장초음파로 관찰했다.
그결과 이 항체가 심장혈관세포의 지속적인 DNA 손상을 막아 심장독성 부작용을 줄이고, 생존율이 약 50% 증가했다.
이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항체를 이용해 방사선과 독소루비신에 의해 발생하는 DNA손상과 심장독성, 심혈관질환을 극복하고, 항암 효과를 증진할 수 있는 병용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저명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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