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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중금리대출 확대에 高신용자 울상… "마통 이자 2%P 올라"

신용점수 그대로인데 부담은 늘어
DSR 적용 앞두고 문턱 더 높일듯

#. 직장인 A씨는 최근 케이뱅크의 마이너스통장(마통) 연장을 위해 예상금리를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지난해 7월 2.8%로 마통을 이용했는데, 1년 새 2%포인트나 오른 4.8%로 금리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끌'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한 A씨는 갑작스런 이자 부담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은행들도 고신용자 위주로 신용대출 문턱을 강화하고 있다.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정책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정부의 두 가지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영끌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고신용자 위주로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신용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부터 중·저신용자 대출을 활성화하고, 가계대출 총량을 줄이기 위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뱅이 신규로 취급한 대출 가운데 5% 미만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 2월 99.5%에서 지난 4월 87.6%로 떨어졌다.

앞서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관리방안은 전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에 차주단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저신용자 확대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더욱 과감하게 대출 억제책을 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에 따라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작년 12.1%에서 오는 2023년 30%까지 확대해야 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 취지는 좋지만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가 고스란히 고신용자에게만 돌아가는 것은 과도하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영끌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 이자 부담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용점수 변화도 없이 1년 새 마통 금리가 2%포인트 이상 오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최근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올라가는 상황에서 아무리 고신용자라도 급격히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