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50년 지기'
국민의힘과의 '케미' 질문에 말 아끼면서도
"중도 민심 아우를 큰 프레임 필요"
"尹총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4차 산업혁명
강조한 부분, 눈여겨봐야 할 대목"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이회영 선생의 증손자이자 친구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대화하고 있다. 2021.06.09. xconfind@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6일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을 만나 "윤 전 총장의 리더십이 '통합의 리더십', '정치와 사법의 균형을 회복할 리더십'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대선에서 한번도 보수정당을 찍은 적이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런 그가 윤 전 총장이 정치 선언을 앞둔 시점에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 강연자로 나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보수정당에 투표한 적 없어...이준석 당선은 대리만족"
이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당내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통합의 리더십에 윤 전 총장의 리더십이 부합하다고 생각하나'라는 허은아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정치에 등판도 안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상할 수 있다"면서도 "잠재적 (대선)후보라고 전제하고 말하자면, 윤 전 총장의 리더십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50년 지기'인 이 교수는 지난 9일 윤 전 총장의 첫 공개행보였던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도 동석했다. 이 교수는 이회영 선생의 증손자이자,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가까운 사이인 이종찬 전 국정원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이날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를 주제로 한 강연의 시작에 앞서 "제가 국민의힘 전신 정당에 적어도 대선에서는 한 번도 투표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이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이 잘어울릴 거라고 보나'라는 김승수 의원의 질문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선을 뜻깊게 평가했다며 에둘러 긍정의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1992년 자신의 아버지인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민주자유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일을 회상하며 "그때 제 가친이 '새정치'를 표방했고 여러 성과도 봤지만 아쉬움을 남겼다"며 "그 후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이준석 대표가 새정치를 표방해서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면서 상당히 대리만족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또 "아직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중도민심까지 아우르기 위한 큰 프레임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새정치가 또 누군가의 큰 정치와 결합이 돼야 정권교체가 되고, 여러 문제를 해결할 큰 리더십과 통합의 리더십을 성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당내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1.6.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尹, 정치-사법 균형점, 누구보다 잘 찾을 것"
그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당원도 아니고, 제가 대변인도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힘과의 '케미'를 이야기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윤 전 총장도 적권교체의 역할을 해야하는 사람이고 그가 국민의힘에 있든 없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표의 '공정'과 윤 전 총장의 '공정'이 다르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두 사람의) 공정에 굉장히 많은 중첩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통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전날 윤 전 총장이 김대중 박물관을 방문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흥미로운 것을 느꼈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통합의 정치, 큰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점에도 존경의 뜻을 표한 것이 눈여겨볼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강연 후 기자들을 만나 바로 직전 검찰총장이 대통령 될 경우 '사법의 정치화,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해 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저는 아닐거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검찰개혁의 원뜻에 저항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검찰개혁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의미가 너무나 퇴색되어 거기에 대해 사표를 내고 나온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검찰과 수사기관의 위치를 잘 찾아주고 정치와 사법에 균형점을 누구보다도 잘 의식하며 나아갈 사람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추후 윤 전 총장의 참모로서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엔 "친구인 제가 나서서 뭔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제 역할은 윤 전 총장이 화났을때, 속상할때 말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윤 전 총장은 화를 잘 안내는 사람"이라며 웃기도 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당내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를 주제로 강연하기 전 허은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1.6.16/뉴스1 /사진=뉴스1화상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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