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나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20대 남성 박모씨 사건 관련,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친구 2명이 박씨 측의 고소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추가범행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인근 폐쇄회로(CC)TV와 이들의 계좌내역도 들여다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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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부터 강압..수사 방해도"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7일 박씨 사망 사건 관련 "피의자들이 상해사건에 대한 피해자의 고소에 앙심을 품고 서울로 데려와 강압상태에 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가족들은 지난해 11월 친구 안모씨와 김모씨가 박씨를 다치게 했다며 상해죄로 이들을 고소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7일 대구 달성경찰서에 접수된 후 같은 달 2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이첩됐다. 이후 지난 1월 24일 영등포경찰서에서 안씨와 김씨에 대한 피의자 심문조서 등 조사가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상해죄 고소에 앙심을 품고 3월 31일 지방에 있던 박씨를 서울로 데려와 강압상태에 두고, 수사기관에 허위진술을 하도록 강요하는 등 수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이 박씨와 통화를 요구하면 "안 받겠다"고 종용하게 하는 등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 경찰은 함께 살던 A와 B씨 2명을 중감금치사 혐의로 긴급체포, 이후 살인혐의를 적용해 영장 신청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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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강요..명의 빌려 대부업체 대출도"
경찰은 박씨 사망 전 상황 및 이들의 범행 동기와 추가 범행 등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피의자 휴대전화 3대, 피해자 휴대전화 2대에 대해 포렌식을 진행했다. 사건 발생지 주변 CCTV도 분석 중인 경찰은 이들의 계좌 내역도 들여다 볼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와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마포구 서교동에서 원룸을 구해 동거를 시작했다. 이 기간 박씨가 간혹 방문을 했고, 3월 31일부터는 안씨와 김씨가 박씨를 직접 서울로 데려와 강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박씨를 상대로 물류회사 일용직을 강요하거나 휴대폰 소액대출, 박씨 명의를 빌려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들은 계좌 거래내역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피해액은 수백만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또 불송치 결정된 상해 혐의 관련, 서울경찰청 수사심의계에서 사건 처리 과정이 적정했는지에 대해 수사 감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감찰의 조사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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