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되니 30도가 넘는 날이 나타나는 등 벌써 여름에 성큼 다가섰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 기운이 빠지기 마련인데, 기력 보강의 대표적인 식품이자 6월부터 8월 한 여름이 제철이기도 한 과일이 있으니 바로 복분자다.
이름의 유래부터가 '뒤집어진다'는 뜻의 '복(覆)'과 '항아리'인 '분(盆)'을 합해 '복분자(覆盆子)'가 된 것인데, 남자들 아침 소변줄기가 강한 것을 기력의 회복이나 정력의 상징으로 보는 속성에 기인해서이다. 그런데 실제로 한약재에서도 복분자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장육부(五臟六腑)를 중시하는 전통의학에서 신장(腎臟)은 단지 비뇨기관 만이 아닌 인체 에너지의 정수(精髓)인 정(精)을 보관하고 배양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래서 보신(補身. 몸을 건강하게 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보신(補腎.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함)인데, 복분자는 바로 이 보신(補腎)을 시켜주는 대표적인 한약재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복분자는 까만색이다. 맛이 아주 좋고 단맛이 난다. 그런데 약용으로 쓰는 복분자는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는 시점의 상태가 더 좋다. 맛도 시큼하고 떫어야 한다. 신맛을 띄어야 조직을 수축시키는 효능이 발휘되고, 떫은 맛을 띄어야 몸 안에 물질들이 바깥으로 과도하게 새어나가는 막아준다. 그래서 이런 두 가지 맛을 띄고 있는 복분자를 약으로 사용하면 내 몸에 있는 어떤 물질이나 기운이 몸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버리는 효과가 난다. 한의학 고서에 복분자는 유정(遺精), 몽정(夢精), 유뇨(遺尿) 등에 효과가 좋고 시력약화를 방지하며 정력을 강화시킨다고 나와 있는 가장 큰 근거가 되겠다.
그런데 복분자를 식품으로 먹어도 의미는 있다.
복분자의 폴리페놀, 비타민C 성분은 혈관 속 활성산소를 제거해준다. 복분자의 발기능력 개선 효능을 활성산소 제거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효능을 가지고 있어서 피로회복과 노화방지, 면역력 회복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약성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서 시고 떫은 복분자를 먹던 잘 익어서 달달하다 못해 설탕까지 조금 넣어서 화채나 복분자주를 담궈서 먹던, 이제 복분자가 제철인 계절이 되었으니 많이 섭취해 보도록 하자.
이마성 광덕안정한의원 길동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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