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청 전경. 사진제공=구리시
【파이낸셜뉴스 구리=강근주 기자】 안승남 구리시장 주민소환추진위원회가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중단한다고 17일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그동안 주민 갈등만 증폭되고 주민 간, 계층 간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주민소환은 4월26일 구리시장 주민소환추진위원회 정경진 공동대표 등이 지역 일부 언론보도 내용 및 SBS 보도사항을 주 내용으로 하여 주민소환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신청을 하며 시작됐다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신청에 따라 구리시선거관리위원회는 4월28일 주민소환과 관련 3억원이 넘는 주민소환투표 관리경비를 구리시에 요청했으며 이는 주민소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구리시에서 부담하는 의무적 사항으로 5월17일 주민소환투표관리경비 3억900만원을 시 예비비로 시 선관위에 납부했고, 당시 혈세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구리시장 주민소환은 5월3일부터 서명요청활동이 진행됐으나, 서명요청활동은 길거리에 서명 요청대 테이블 하나 허술하게 설치해 놓았을 뿐, 서명요청활동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주민소환 청구 취지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 언론보도를 토대로 진행됐기에 시민 관심과 반응은 차가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최근 구리시가 경기도 공공기관 빅3로 불리며 연간 법인지방소득세 수입 100억의 세수증대 및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가장 큰 경기주택도시공사(GH) 유치에 성공하며 역대 최대 경사를 맞았으며, 경기도 환경대상에서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민선7기 추진 성과가 가시화되며 주민소환 본래 취지도 크게 퇴색됐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번 사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현행 주민소환법 제정 당시 ‘법령위반 또는 위법부당한 행위 등’주민소환 청구 사유의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누구든지 주민소환을 청구하면 시 예산이 들어가게 되는 허술한 제도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특정 단체나 개인이 특정한 목적으로 악용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전혀 없다.
따라서 주민소환 청구 서명인 수 부족 등 주민소환 투표가 발의조차 되지 못할 경우 주민소환 청구인에 대해 그동안 비용을 청구토록 함으로써 무분별한 주민소환을 자제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리시 관계자는 “구리시 선관위에 납부한 3억원이 넘는 주민소환투표 관리경비는 주민소환 서명운동이 중단되더라도 그동안 투입된 단속관리 비용을 정산하고 시 선관위에서 반환토록 되어 있다”며 “그동안 4천여만원의 금액이 관리경비에서 지출된 걸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구리지역 한 시민단체 대표는 “선출 공무원의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차원에서 실시되는 주민소환제가 당초 취지와 다르게 정치적으로 이용돼 갈등만 부축였고, 시민 혈세만 낭비된 꼴”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청구인 대표 등 관계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시민이 보내준 지지와 성원에 감사하고, 이제 서로 헐뜯고 공격하는 소모성 낡은 정치는 종식하고 화합과 단결로 오직 구리시 발전에만 매진하라는 지엄한 시민 여러분의 명으로 새기겠다”며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구리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경기도 내에선 지자체장을 상대로 주민이 정책 방향에 반발하며 잇따라 주민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과천시는 정부 주택공급정책에 반발하며 주민소환투표 실시가 확정됐고, 이천시는 시립 화장시설 건립, 가평군은 종합장사시설 설치 추진에 반발해 주민소환 서명이 진행 중이다. 2006년 주민소환제 도입 이후 역대 선출직 주민소환 추진은 60여건에 이르지만 실제 투표가 진행된 건 9건, 이 중 지방의원 2건만이 개표가 진행됐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