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마장복합휴게소 개장 때 모습.
[파이낸셜뉴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고속도로 휴게소인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마장휴게소)가 스스로 문을 닫았다. 임차료 갈등이 이유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장휴게소 운영사 대보유통은 지난 14일 자정부터 휴게소 사업을 ‘잠정 휴업’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식당과 편의점 등 약 30개 매장이 영업을 멈췄다.
휴게소 건물에는 “과도한 임차료 부담에 더는 정상 운영이 어려워 휴업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경영권은 맥쿼리자산운용이 가지고 있다. 대보유통은 2년 넘는 시간 동안 맥쿼리와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결국 휴업 수순을 밟게 됐다.
대보유통은 지난해 맥쿼리 측(법인명 하이플렉스)에 64억6000만원가량의 임차료(토지사용료 포함)를 냈다. 전체 매출 119억원 가운데 54.3%에 해당하는 액수다.
앞서 두 회사는 2017년 계약했다. 맥쿼리가 그해 6월 마장휴게소 운영권을 가진 하이플렉스를 6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대보유통을 운영사업자로 선정했다. 첫해 임차료를 약 28억원으로 결정하고, 해마다 최소 3% 인상하거나 성과에 연동되는 임차료 중 큰 금액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2013년 4월 문을 연 마장휴게소는 국내 휴게소 중 가장 넓은 부지를 자랑하며, 각종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있었다. 한때 하루 1만3000여명이 찾으며 매출로 따지면 국내 5위 정도였다.
하지만 각종 악재가 터졌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건비 상승, 코로나19 사태, 고속도로 확장공사 등이 겹치면서 경영 사정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입점 업체들은 잇따라 폐점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용객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220억원 규모였던 마장휴게소 연 매출은 지난해 119억원으로 폭락했다.
문제는 최근 3년 새 임차료는 63억원(2018년), 65억원(2019년), 65억원(2020년)으로 줄곧 올랐다는 점이다.
대보유통 관계자는 “지금까지 30억원을 들여 매장 증축, 환경 개선 등에 투자했으나 이용객이 급감해 누적 적자가 121억원이 넘는다”며 “인건비 상승과 코로나19 같은 예측 불가한 상황이 닥쳤으니 최소 사용료 조건을 폐지하고, 성과연동 요율도 인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쿼리 측은 “대보유통이 즉시 영업을 재개하고, 합리적인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한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임대료(비율은)는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인 것. 오히려 부실 운영의 책임을 하이플렉스에게 떠넘기겠다는 의도”라고 맞받았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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