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올 하반기부터 '엇박자'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도 현금성 지원금 지급과 신용카드 캐시백 등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는 반면,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질서 있는 정상화' 방침을 시사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확장재정 지속과 소비진작책을 통한 경기 활성화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경기가 살아나고 닜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어려움이 존재하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해 마련한 돈으로 '완전한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을 편다는 것이다.
30조원까지 거론되는 추경은 소상공인·고용취약계층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함께 고소득층을 제외한 전국민에 현금성 지원금을 주는 쓸 전망이다. 이와 함께 소비를 늘리면 일부 환급해주는 신용카드 캐시백, 분야별 소비쿠폰 등 소비진작책도 마련 중이다. 각종 금융·세제 지원대책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사진=뉴스1
반면 정부가 다양한 경로로 돈을 푸는 정책을 준비하는 것과 달리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을 통한 돈줄 조이기를 준비 중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뉴스1
시장에선 이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장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뒤 애초 예상보다 1년 이른 2023년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 탓에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엇박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고소득층 제외 지원금 방침을 관철하지 못해 현재 여당의 주장대로 현금성 지원금 대상이 전국민으로 확대돼 추석 전 지급된다면, 모든 국민에게 돈을 뿌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와 중앙은행이 유동성 회수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규모 재정 지출을 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미스매치'가 되는 것이고 미국 등의 움직임을 볼 때 대외환경과도 엇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원금, 신용카드 캐시백 등 정책 효과가 얼마나 될지도 우려스럽다"며 "소비 진작은 백신을 통한 감염 확산 통제로 대면 소비를 자연스럽게 늘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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