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친부의 신상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해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 대표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앞선 1심은 무죄라고 판단한 바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3부(정계선 부장판사)는 21일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 강민서씨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강씨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를 만들고, 지난해 6월 A씨가 20여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선 1심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만 진행됐으나, 2심에선 예비적 공소사실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는 원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유죄라고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강씨의 게시글은 단순히 양육비 지급에 대한 내용에 그치지 않고 피의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며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활동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일조하지만 피해자 비방을 통해 양육비를 지급받도록 하는 것임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 공간에서의 신상공개는 전파성이 강하고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등 제반 사례를 고려하면 이익보다 침해되는 피해자의 불이익이 현저히 크다"며 "피해자에 대한 게시물은 공공의 이익에 반한 것이기 때문에 예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강 대표는 "벌금을 한 푼도 못 낸다"라며 "앞으로도 양해모 활동을 하며 아이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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