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가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앞 벤치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로 발견된 고 손정민씨의 부친 손현씨가 “유족 입장에선 애지중지 키운 하나 밖에 없는 다 큰 아들이 집 앞에 나가서 사라졌고 며칠 만에 한강에서 발견됐고 수상한 정황이 이렇게 많은데 ‘열심히 했지만 수사를 종료하겠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호소했다.
손씨는 22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오늘도 세 곳의 경찰서(서초, 서울청, 본청)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다들 알고 계신 ‘변사 사건 심의위원회’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경찰이 변사사건심의위를 열고 정민씨 사망 사건 종결 여부를 정하기로 하자 손씨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손씨는 “변사 사건 처리규칙과 관련해 종결의 우려야 말할 것도 없지만 재수사가 의결돼도 1개월 내에 보강수사 후 재심의 요청이라고 돼 있다. 이번에도 역시 서초서장님이 위원회를 맡으시는데 발표는 서울청이 한다”며 “일선에 있는 서초서 형사분들이야말로 고생하셨고 힘드셨을 거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니 해결하고 싶으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초기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유용한 증거나 증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인원이 이 일에만 매달릴 수도 없을 거다. 이런 일을 해결하려고 저런 규칙을 만들었나 보다”며 “수사를 경찰만 할 수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경찰이 종료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탄원에는 다른 민생수사를 위해 소수라도 좋으니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해서 수사를 지속해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정민이 머리에 난 상처는 어떻게 발생했고 그건 입수경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런 것에는 더 미련이 없으신가 보다”라며 “국어사전에 보면 생존권은 '살아있을 권리'라고 나온다. 정말 인간의 기본적인 자연권”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하루에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나라가 아닌데 제 아들의 생존권이 채 두어달의 수사밖에 가치가 없는지 의문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고 있는 부분이 내게도 혹은 내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조금 더 수사를 해달라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제 아들이 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 모르고 평생을 보내야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도 험난한 한주가 예상된다”며 “언제나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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