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보고서(2021년 6월)' 발표
[파이낸셜뉴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이 상승세를 지속해 분석대상 기업 5곳 중 2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에서는 취약차주 비중이 줄었지만 금리인상 시 취약차주의 연체율 상승 우려가 제기됐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2021년 6월)'에 따르면 2020년 이자보상배율 취약기업 비중은 39.7%로 분석대상기업 2520개 중 1001개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 취약기업은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총이바비용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인 이자보상배율이 1을 하회하는 기업이다.
이들 취약기업 비중은 상승세를 나타내 영업손실로 이자보상배율이 0미만인 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2020년 국내 취약기업 비중은 기업 수 기준으로 주요국 평균보다는 적지만, 여신 기준으로는 주요국 평균을 넘어 취약기업의 평균 여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기업대출은 올해 1·4분기말 1402조2000억원으로 증가세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4.1%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기업의 비중은 상승 지난해 6월말 12.4%에서 12월말 15.3%로 증가했다.
한은은 취약기업은 취약상태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상기업으로 회복되는 비율은 크게 하락하고 부도로 전환되는 비율은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취약기업이 정상으로 회복하는 비율은 1년차에는 37.6%지만 8년차가 되면 12.6%로 줄어들고, 부도로 전환하는 비율의 경우 취약기업 1년차에는 4.1%지만 7년차에는 13.6%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처분가능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1·4분기말 171.5%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소득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1.4%포인트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출 상환능력이 낮은 취약차주의 수와 보유 부채의 비중은 꾸준히 하락해 2020년 4·4분기말 각각 6.4% 및 5.3%를 기록했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 차입)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 이상인 고DSR인 차주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채무상환부담이 낮아지면서 취약차주 및 고DSR 차주의 연체율도 지난해 4·4분기 각각 6.4% 및 0.8%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비취약 차주 연체율이 0.27%, 중·저DSR도 0.5%인 것을 감안하면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취약부문의 대출 연체율은 비취약부문에 비해 시장금리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다. 취약차주는 당초 채무상환부담이 큰 데다 변동금리 대출 보유 비중이 높고, 금리 인상시 신용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이자상환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4·4분기부터 2019년 1·4분기 금리상승 시기를 보면 이 기간 취약차주는 2.0%포인트 연체율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취약차주 연체율에 변동이 없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취약차주인 고DSR 차주 역시 이 기간 연체율은 0.3%포인트 상승했다. 역시 중저DSR 차주의 연체율에는 변동이 없었다.
한은은 "금융기관은 대내외 여건 변화시 가계 취약부문의 연체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도록 대출전략을 수립·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취약부문은 비취약부문에 비해 연체진입률과 잔류율이 높다는 점에도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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