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불참 가닥...대신 영부인 파견안 부상
해리스 부통령은 이민 문제로 '복잡'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미셸 오바마 여사 참석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다가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22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고위급 인사를 놓고 막바지 검토 단계에 돌입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신,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미국 정부 대표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어렵다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방일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아시아계 첫 미국의 부통령으로, "아시아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좋은 무대가 될 것"이란 시각이 일본 외교가에서 흘러나왔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하지만 현안인 불법 이민 문제로 공화당의 공세가 강해지고 있어 움직일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물이 바이든 여사라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런던 히드로 공항 활주로에서 포옹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G7 정상회의 방문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브뤼셀로, 바이든 여사는 워싱턴으로 향하기 위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바이든 여사는 이달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정상회의로 사실상 첫 외교무대 데뷔를 마쳤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개회식에 참석한 예가 있다. 미·일 관계 중요성을 드러낼 만한 비중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게 미·일 양국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누구를 파견할지는 최종적으로 여론의 동향을 지켜본 뒤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는 앨 고어 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다. 2018년 한국의 평창올림픽 때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다.
한편, 현재까지 도쿄올림픽 참석을 확정한 정상은,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도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각국 정상급 인사의 방일단 규모를 경호인력을 포함해 4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당초엔 12명으로 설정했으나, "경호상 어렵다"는 각국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이달 초 40명으로 확대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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