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사건 '봐주기 수사' 의혹 불거져
수사심의위원회, 이날 '불송치' 결정.."외압없어"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사건 관련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았던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과 팀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는 22일 "(이 전 차관의 폭행사건을 맡았던) 서초서 담당 팀장 및 과장의 특수직무유기 혐의 송치 여부에 대해 이날 심의한 결과 불송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당시 서장과 과장, 팀장에 대해선 보고의무 위반 및 지휘·감독 소홀 등 책임에 대해 감찰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수사심의위에는 법대 교수 3명, 법조인 2명, 수사전문가 2명, 사회인사 1명 등 외부위원 8명, 내부위원 3명이 참여했다. 다만 구체적인 심의 내용 및 표결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진상조사단은 수사심의위 결과에 따라 사건담당 A경사를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송치하고, 같은 혐의로 입건된 담당 형사과장과 팀장은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예고한대로 이 전 차관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택시기사는 증거인멸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 서초서 서장, 형사과장, 팀장이 보고 의무 위반 및 지휘·감독 소홀 등에 책임이 있는지 감찰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차관은 변호사 신분이던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차관은 사건 발생 이틀 뒤 다시 택시기사를 만나 합의금 1000만원과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사건 당시 해당 택시기사는 휴대전화로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에 보여줬지만 담당 경찰인 A경사가 '영상을 못본 것으로 하겠다'고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경찰이 이 전 차관을 봐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 전 차관이 변호사라는 사실만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당시 이 전 차관이 초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된 사실을 경찰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진상 조사 결과, '봐주기 수사' 배경에 청탁이나 외압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A경사가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압수 또는 임의제출을 요구하지도 않고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은 점을 두고 "A경사가 고의로 직무를 방기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사건보고 과정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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