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원희룡 연달아 만나며
국민의힘 내부주자들에 힘실어
유승민도 '이준석효과' 지지율 ↑
윤석열 X파일엔 "대응 안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앞줄 오른쪽)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앞줄 가운데)가 2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신재생에너지홍보관을 방문한 뒤 해안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군 챙기기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우선 당내 잠룡으로 거론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연이틀 만나면서 이들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모양새다. 또 다른 당내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이 대표와 '개혁보수 동지'로서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는 점에서 '이준석 돌풍'에 힘 입어 지지율이 상승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후 정치권의 대세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의 '당내주자 띄워주기' 행보는 아직 입당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외부 인사(윤석열·최재형)들을 향해 빨리 당 안으로 들어오라는 일종의 '압박' 효과도 낼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유승민·오세훈 등 띄우기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당내 대권주자들과 함께 하는 공개 일정 빈도가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원 지사와 함께 위령탑에 참배했다. 이후 제주시 청년들과 만나고, 전동키보드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는 등 제주에서의 주요 일정을 원 지사와 동행했다.
원 지사는 행사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표와) 국민의힘의 변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 대표의 등장으로 달라지고 있는 국민의힘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전날엔 오 시장과 원 지사를 모두 만나면서 '의미심장한 회동'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 시장의 경우 차기 대권 도전에는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지난 4.7 재보선을 통해 여론에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여전히 잠룡으로 분류된다.
'이준석 효과'의 수혜주라고도 꼽히는 유 전 의원의 경우, 지지율이 급반등하는 현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8∼20일 전국 18세 이상 10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발표한 대권지지율 조사(표본오차 98%·신뢰수준±3.1%포인트)에서 유 전 의원 지지율은 14.4%를 기록해 윤석열 전 총장(35.4%)에 이어 야권 주자 중 2위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두자리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이 대표 효과가 빛을 봤다는 평가다.
■윤석열·최재형…당외 주자 관리법
이런 가운데, 당 밖 인사들에 대한 이 대표 나름의 관리법도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관련 의혹을 담은 문서라는 일명 '윤석열 X파일'과 관련해선 대응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은) 당내 인사로 분류되는 분이 아니기에 최근 특히 논란된 X파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 차원의 적극적 대응을 요구한 데 대해 "그것은 김 최고위원 개인 차원의 대응"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면서 "우리 당원에 관한 것이라면 윤리위나 당무감사위 등에 이첩할 수 있겠으나 그걸 수렴한다 하더라도 살펴볼 조직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윤 전 총장이 당원이 아니라는 점을 콕 짚어 말하기도 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경우, 이 대표가 직접 거론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일종의 '킹메이커' 역할에 나서며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 사람은 권력에 대한 집착이 없고 부친으로부터 '국가에 충성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며 "본인 의지에 따라 대선판이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 다른 잠룡인 홍준표 의원은 24일에 국민의힘 복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이 대표와의 '케미'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홍 의원의 복당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등 홍 의원에 대한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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