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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면책특권 이대로 괜찮나··· 벨기에 대사 부인 불송치 종결

23일 서울 용산경찰서 공소권 없음 종결

외교관 면책특권 이대로 괜찮나··· 벨기에 대사 부인 불송치 종결
벨기에 대사 부인이 옷가게에서 신발을 신은 채 바지를 입어보고 있다. 출처 자막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시내 옷가게에서 직원을 폭행한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대사가 면책특권을 행사했고 폭행 피해자들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외교관 가족의 몰상식한 범죄행위가 또 한 번 처벌받지 않으며 무제한에 가까운 면책특권 행사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폭행 혐의로 입건된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지난달 14일 대사 측이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피해자들도 경찰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경찰이 수사를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피터 레스쿠이에 대사의 부인인 쑤에 치우 시아씨는 지난 4월 9일 서울 용산구 옷가게를 찾아 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아 왔다. 당시 쑤에 치우 시아씨가 옷을 입은 뒤 구매를 않고 나가는 과정에서 직원이 이를 제지하다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점원이 쑤에씨가 입고 있던 옷을 판매용 옷으로 착각한 것인데, 쑤에씨는 착각하고 사과를 한 점원의 어깨를 잡아 흔들고 말리는 다른 직원의 뺨을 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

명백한 폭행에도 불구하고 쑤에씨가 면책특권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이 일었다. 앞서 뉴질랜드 영사관이 20대 여자 종업원을 추행하고 다른 종업원을 폭행한 사건, 몽골대사관 참사관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건, 러시아 외교관이 만취 상태에서 시민과 경찰관을 때린 사건, 일본 대사관 주재관이 술을 마시고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 등에서 어떤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면책특권의 부정적 측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국 역시 뉴질랜드 한국대사관 고위 외교관이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