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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父 "아들 불러낸 친구, 쓰러지니 '그거'라고.. 기분 나빠"

손정민 父 "아들 불러낸 친구, 쓰러지니 '그거'라고.. 기분 나빠"
고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 뉴스1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의 아버지가 정민씨 친구 A씨의 발언에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정민씨 아버지 손현씨(50)는 지난 26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사라지는 흔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주변에 가족께서 불의의 일을 당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망신고를 하고나면 불가피하게 변하는 것들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가장 마음 아픈 것 중 하나는 휴대전화다. 명의자 사망이 확인되면 부정가입지적 대상으로 나타난다"며 "명의변경이나 해지를 하지 않으면 순차적으로 이용정지를 거쳐 직권해지가 된다는 안내가 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민이 번호를 없앨 수 없으니 직권해지 전에 명의변경을 해야 하는데, 명의변경하면 SNS나 여러 사항들의 변화가 예상되고 그전에 저장해둘게 많아서 시간이 부족하다"며 "다시 그 과거로 들어가는 게 슬퍼서 작업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한 "저번에 말씀드린 아이패드처럼 비번을 모르는 것도 있고, 은행계좌들도 출금이 정지되는데 정민이가 좋아하던 음악을 모아 놓은 앱들도 월정액제 결제가 안돼서 결제 변경하느라 힘들다"며 "정민이 흔적이 사라지는 게 싫은데 참 맘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교도 이런 경우에 자퇴하지 않으면 제적 처리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자퇴를 해야 했다"며 "친구가 밤에 불러서 집 앞에 나갔을 뿐인데 자퇴라니 좀 억울하다. 정민이는 학교를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손씨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편에서 나온 친구 A씨의 실제 대화 음성 화면도 함께 캡처해 올렸다.

그는 "친구라고 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다"며 "본인이 불러냈고, 한두 시간 전만 해도 다칠까 봐 편의점 냉장고 문을 잡아주고 옷까지 털어주던 정민이를 쓰러지고 나니 '그거'라고 했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 당시엔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생각할 때마다 정민이를 '그거'라고 한 게 몹시 기분 나쁘다"며 "이 시점에서 '그거'는 살아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닐 거다.
앞으로 저도 '그거'라고 똑같이 써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씨는 실종 직전 아들과 함께 술자리에 동석한 친구 A씨를 폭행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당초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사건 종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가 연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