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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의 부활'이 두려운 2030 직장인들

'회식의 부활'이 두려운 2030 직장인들
/사진=뉴시스

"차라리 집합금지가 안 풀렸으면 좋겠어요." 30대 직장인 김모씨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밀린 회식이 폭탄처럼 돌아올 조짐이라는 하소연이다. 김씨는 "벌써부터 회식 날짜를 잡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코로나 핑계로 미루는 것도 이제는 안 통할 판"이라고 푸념했다.

이와 관련, 노동분야 전문가들은 "일방적으로 진행됐던 회식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집합금지 완화에 '회식' 약속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내달부터 수도권에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완화된다. 7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6인 이하 모임이, 15일부터는 8인 이하 모임이 허용될 방침이다. 아울러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시간도 오후 10시에서 밤 12시로 늦춰진다.

일부 직장인 사이에선 벌써부터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진행되지 않던 회식이 밀린 숙제가 되어 돌아온다는 목소리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은 회식이 잦아지면서 여가시간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거주하는 4년 차 직장인 이모씨(30)는 "코로나19로 답답한 점이 많지만 그 덕분에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며 "최근 재테크 책을 잔뜩 사 저녁마다 공부하고 있었는데 회식이 늘어나면 이런 시간이 사라질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다른 직장인 최모씨(31)는 "인원제한이 풀린다는 말이 나오자 벌써부터 단체회식 얘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심지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인원 카운팅에 안 들어간다고 하니 회식 규모마저 크다. 얼굴을 맞대고 싶지 않은 사람들까지 봐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언짢다"고 말했다.

'회식의 부활'이 두려운 2030 직장인들
/사진=뉴시스

■젊은층 44.9% "회식 반갑지 않아"

다가올 '회식 폭탄'이 달갑지 않은 건 이씨와 최씨뿐이 아니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직장인 14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지금처럼 유지됐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2030세대 응답자 44.9%가 '회식이나 워크숍 자제'라고 밝혔다. 10명 중 최소 4명 이상이 회식을 꺼리는 셈이다. 자영업자들에 따르면 7월 1일은 '6인 예약'으로 이미 예약이 꽉 찬 곳도 다수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몇 달 전부터 조금씩 저녁 예약이 많아지긴 했다"며 "5인 이상이 자리하면서 나눠 앉겠다고 하는 손님도 있었는데 이제는 마음 편히 예약을 받을 수 있겠다"고 반색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회식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회식이라고 하면 단합과 화합의 자리로 인식됐으나 이제 젊은 세대에게는 낡은 조직문화의 하나로 굳어지고 있다"며 "일방적인 회식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만큼 변화의 필요성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