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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팬데믹 긴급 채권매입'조기중단이냐 연장이냐 충돌

獨·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인플레 상승… 단계적 축소를"
ECB 이사 "아직 경제 미지근
부양책 통해 저금리 유지해야"

ECB '팬데믹 긴급 채권매입'조기중단이냐 연장이냐 충돌
유럽중앙은행(ECB)의 코로나 부양책 지속 여부를 놓고 고위 금융 관리들 사이에 마찰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들은 유럽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로 실시하고 있는 ECB의 채권매입 축소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으며 여기에 반대하는 관리도 있어 정책을 놓고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이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인터뷰에서 채권매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하며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에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 정부들의 기후 변화 대책으로 인해 물가와 특히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비상 상황이 끝나면 곧바로" ECB의 부양책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는 1조8500억유로(약 2442조원) 규모의 '팬데믹 긴급 매입프로그램(PEPP)'을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실시할 예정이다.

바이트만 총재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났다고 ECB가 판단하면 PEPP를 종료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를 진행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관련 여러 활동 제한 조치들이 해제됐으며 경제 회복도 순조로워 내년 1·4분기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CB 정책위원 중 '매파'로 알려진 바이트만은 올해 독일의 경우 물가가 올 하반기에 4%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유로존 물가도 2% 상승하며 2년여만에 ECB의 목표 상한선을 넘었다. ECB는 내년에는 물가상승세가 꺽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바이트만은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도 변수다. 독일은 기후변화 대책으로 지난 5월 탄소세를 2.4%로 인상했으며 물가상승은 가계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바이트만은 지적했다.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로버트 홀츠만도 PEPP에 대해 "아직은 모르지만 현재로써는 내년 3월에는 끝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적완화를 축소를 제기하기 시작하는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이 있는가 하면 ECB 이사인 파비오 파네타는 지중해 연안 중앙은행 총재 콘퍼런스에서 1조8500억유로 긴급 채권 매입이 내년에 끝나도 다시 연장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조기 부양책 중단에 반대를 나타냈다.


파네타는 "유럽 경제의 열기는 아직 뜨겁지 않다"며 정부의 지출 확대를 통한 물가상승때까지는 저금리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양적완화의 조기 축소는 금리를 급격히 올라가게 만들면서 결국 채권매입을 다시 실시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네타는 PEPP는 팬데믹 기간에 신축적인 통화정책의 장점을 보여줬다며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해 앞으로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와 이사벨 슈나벨 ECB 이사와의 충돌을 예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