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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구분 없이 자유민주주의 가치 아래 모여야" [윤석열 대선출마 선언]

야권통합 의지 피력한 윤석열
"거대 의석 호위받는 현정권 막강
생각 다른 사람들 모이면 강해져"
구체적 구상엔 "많은 분 만날 것"

"보수·진보 구분 없이 자유민주주의 가치 아래 모여야" [윤석열 대선출마 선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매헌로 매헌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지 118일 만이다. 사진=박범준 기자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정권교체'를 외치며 '반문(反文) 빅텐트'를 내걸었다.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웠던 윤 전 총장은 거대 집권여당의 막강함을 언급하며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한 가지 생각,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자신이 몸담았던 문재인 정권에서의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야권 대권주자로 발돋움한 윤 전 총장은 보수, 진보를 구분하지 않는 '자유 민주주의 가치'라는 테두리를 설정해 빅텐트를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보수 진보, 이런 말 안 쓰는데…"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매헌로 매헌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인으로서 대선행보를 본격화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을 하나의 진영에 두지 않고, 정권교체를 목표로 뭉칠 것을 재차 촉구했다. 단순한 야권통합을 넘어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이슈를 선점해 반문 빅텐트를 이끌겠다는 목표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거대 의석과 이권 카르텔의 호위를 받고 있는 이 정권은 막강하다"며 "그렇기에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 그래야만 이길 수 있다. 그러면 빼앗긴 국민의 주권을 되찾아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이념적 구분에 대해서도 선을 그으며 빅텐트 구성의 장애물에 제한을 없애려 했다. 그는 "저는 보수, 진보, 중도, 이런 말을 별로 쓰고 싶지 않다"며 "그렇지만 지성과 상식을 가지고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모두 동의하지 않나 싶다. 그 안에서 진보도 있고 보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합 위한 '탄핵의 강' 넘나

윤 전 총장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접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배출했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윤 전 총장 자신이 수사해 구속시켰다는 점에서 보수진영과 윤 전 총장 간 구원(仇怨) 관계는 상존해 있다.

일단 윤 전 총장은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대통령 사면에 대해 다소 열린 자세를 보이면서 실질적인 과거청산의 첫 신호탄을 날렸다.

윤 전 총장은 "연세도 있고 여자 분인 두 전직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이 많이 계신다"며 "저 역시도 그런 국민들의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이같이 답한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입장은 결국 빅텐트로 가기 위한 일환으로도 보인다.

국민의힘에 대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과거에 탄핵도 겪었고 국민께서 보시기에 미흡하다고 보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정치철학 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한다"고 말해, 열린 자세를 보였다.

다만 야권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묻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은 "많은 분들을 만나고, 정치사회에서 경험을 다진 원로분들도 만나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지 배우겠다"며 "국민께 혼선을 드리고, 불안감을 갖게는 절대 안하겠으니 그런 부분은 국민들께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