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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 비중 한도 늘린 연기금… 매도압박 줄어들었다

국민연금 올 수익 5.04%
곳간 883조6370억으로 불어나
국내외 주식투자서 큰 이익
연기금 이달 1509억 순매도
동학개미 불만에 리밸런싱
한도 최대 18.8→19.8% 확대

국내주식 비중 한도 늘린 연기금… 매도압박 줄어들었다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외에서 5% 이상의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884조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증시 비중을 연말까지 16.8%까지 줄이겠다고 결정한 국민연금은 국내에서는 매도세를 지속했지만 6월 이후에는 순매도세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올해 수익률 5.04%

29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잠정 운용수익률은 5.04%로 집계됐다. 자산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11.57%, 해외주식 12.69%, 국내채권 -1.31%, 해외채권 -0.47%, 대체투자 2.31% 등이다.

국민연금은 "국내·해외주식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가속화와 양호한 경제 지표 등으로 인한 경기 회복 기대가 지속돼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으며, 기금 전체 수익률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연초 대비 코스피 상승률은 9.55%, 같은 기간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률은 10.29%였다.

전체 기금자산 규모는 883조637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 자산은 178조150억원으로 전체의 20.1%를 차지해, 2월과 3월에 이어 4월에도 차지 비중이 줄었다. 연말 기준 목표 비중은 16.8%다. 자산 중에서는 국내 채권이 335조8710억원으로 38.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해외주식이 25.2%(222조4080억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대체투자 비중은 10.5%(92조7680억원), 해외채권은 5.5%(48조6580억원)다.

■연기금 매도세 뚜렷한 감소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6월 1일부터 이날까지 1509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총 3조3867억원을 순매도한 것에 비하면 연기금의 매도 비중이 확연히 줄어든 수준이다. 연기금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역대 최장인 51거래일간 연속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이후 4월에도 2조6865억원을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하지만 동학개미들의 불만이 커지고, 국내 주식 시장 규모를 재평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 비중 확대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결국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리밸런싱을 통해 목표비중 이탈 허용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국내시장에서의 매도세에 제동이 걸렸다. 5월에는 605억원을 순매수했고 6월에도 1거래일을 남겨준 상황에서 1509억원만 순매도하면서 수조원을 팔던 연초 모습과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IET, 삼성SDI 등 순매수

국민연금이 매도우위를 지속하면서도 SKIET와 하이브, 삼성SDI 등의 주식에 대해서는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국민연금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1545억원, 하이브 1337억원, 삼성SDI 123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1160억원, 기아 1056억원, 현대차 866억원, 현대글로비스 846억원, 두산퓨얼셀 798억원, SK바이오팜 795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 78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외 효성티앤씨, SK이노베이션, 셀트리온, HMM, 네이버, 효성첨단소재, CJ ENM 등을 사들였다. 최근 시장 주도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업종을 매수했다기보다는 소재, 엔터, 자동차, 바이오 등 다양한 종목 위주로 매수세를 가져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IET 등 일부 대형 종목의 경우 신규 상장 이후 아직 연기금의 비중이 10%가 안 되는 종목의 경우는 보유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연기금은 삼성전자에 대해 6702억원으로 가장 큰 매도세를 보였다. 이외 LG화학 1797억원, 포스코 1699억원, 롯데케미칼 1450억원, 아모레퍼시픽 813억원, F&F 781억원, 한국조선해양 691억원, 현대제철 675억원, 엔씨소프트 600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내 주식 비중 20.1%인 상황에서 올해 연말 기준 전략적 상한을 19.8%로 높여 매도 압력이 줄어들었다"면서 "최근 1~2개월 사이 미국 시장의 주가가 많이 올라 국내 주식에 대한 룸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매도 압박은 덜해 국내 코스피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