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20개국 회의 자리에서 중국공산당 100주년 언급
- 미국을 겨냥해선 백신, 반도체 제재, 내정간섭, 중국 포위망 등 간접 비판
지난 29일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자리에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언급하며 중국공산당이 세상에 은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9일 G20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중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율은 30%에 가깝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30일 밝혔다.
그는 지난 100년 동안 중국공산당은 국민의 폭 넓은 지지를 받는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열었다면서 이는 중국인을 행복하게 할뿐만 아니라 세계에 더욱 혜택을 줬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7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났으며 세계 빈곤 감소에 대한 기여율이 70%를 초과했고 세계 경제성장 연평균 기여율도 30%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국제금융위기와 코로나19 등 주요 도전에서도 중국은 항상 다른 국가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줬다는 게 왕 부장 설명이다.
왕 부장은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지난 20여 년 동안 모든 약속을 이행하고 외부 세계로의 개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면서 “이탈리아 로마 정상회담(10월)의 성공을 위해 모든 당사자와 협력하고 인류 미래 공동체 구축에 손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미국을 겨냥한 쓴 소리도 했다. 그는 “중국은 지금까지 100여개 국가에 4억5000만 도스 이상의 백신을 제공했다”며 “능력 있는 국가들은 (백신) 수출 규제나 사재기를 하지 말고 ‘면역 격차’를 없애기 위해 기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국제법과 국제질서를 중심으로 국제 체제를 수호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로섬 게임에 반대한다고도 했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국가가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이나 홍콩 문제로 중국을 비판할 때 ‘내정간섭’이며 국제법과 국제질서에 어긋난다고 맞서왔다. 미국이 동맹국을 결집시키며 대중국 포위망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선 냉전시대의 제로섬 게임이라고 비판했었다.
왕 부장은 이어 책임감 있는 거시 경제정책은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의 파급을 피해야 한다며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글로벌 산업망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반도체는 한 국가에서 생산의 모든 과정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산업망을 통한 분업 시스템이 적용돼 왔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이 같은 글로벌 산업망을 훼손한다고 반박해왔다.
왕 부장은 아울러 새로운 무역·투자 장벽의 형성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아프리카국가들은 ‘아프리카 발전 동반자 제안’을 이미 발표했으며 더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가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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