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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대신 띄우는 LNG발전… 탄소제로·에너지안보 불안하다 [에너지대전환 '리셋' 탈원전]

<上> 흔들리는 에너지 정책
신재생 40%,심각한 불균형 초래
대체재 LNG도 화석연료 탄소 배출
중동 불안 발생땐 에너지안보 타격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변동성 커
‘캘리포니아 정전사태’ 재연 우려

원전 대신 띄우는 LNG발전… 탄소제로·에너지안보 불안하다 [에너지대전환 '리셋' 탈원전]
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위주 급격한 에너지대전환을 밀어붙이면서 '국내는 탈원전, 해외 원전 수출은 올인 전략'이란 기형적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미국, 유럽, 중·러, 개도국 등이 원전 르네상스를 맞아 수명연장과 건설을 확대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배치된다. 우리나라가 원전을 급하게 축소시킬 경우 2050탄소제로 달성이 어렵고 에너지대계도 흔들린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전 대체재로 부각시킨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도 탄소가 배출되고, 자원빈국인 한국은 원료 도입이 어려운 만큼 '발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대계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2034년 발전 비중은 신재생에너지 40.3%, LNG 30.6%, 석탄 15.0%, 원전 10.1% 등으로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LNG 비중 커지면 고유가 때 전기료↑

4일 업계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위주의 급격한 에너지대전환으로 국내 에너지 포트폴리오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019년 12.6%에서 2034년 40.3%로 최대 발전원이 된다.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발전원은 LNG(같은 기간 31.6%→30.6%)가 된다. 원전 비중은 18.5%→10.1%, 석탄발전 29.5%→15.0%로 크게 낮아진다.

특히 원전 대체재로 LNG를 부각시키고, 무리하게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에너지안보 불안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화석연료인 LNG는 중동 등에서 도입하는데 지정학적 위험이 높고 고유가 시 전기료 상승의 직격탄이 된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도 낮과 밤, 구름, 바람 등 자연현상에 발전량 변동성이 커 '캘리포니아 정전사태'와 같은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태양광은 밤 시간, 풍력은 바람이 불지 않는 날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아니다. 연중 최대전력 발생시기는 여름(폭염), 겨울(난방)인데 신재생에너지 위주로는 갑작스러운 전력수요 급등을 감당하기 어렵다.

■"탄소중립 원전 빼고는 현실적 불가능"

무엇보다 2050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원전을 빼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발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는 석탄발전을 줄이고 LNG발전을 강화하지만, LNG도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원전만 한 대안이 될 수 없다.

한 업계 전문가는 "원전, 석탄발전 등을 LNG발전으로 대체하는 것도 문제다. 가스는 중동에서 주로 수입하는데 중동불안 시 에너지안보에 타격이 된다"며 "LNG도 화석연료인 만큼 탄소를 배출한다. 또 고유가가 되면 LNG값이 상승해 전기료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0년 8월 캘리포니아 순환정전 사태는 신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명히 드러냈다. 기록적 폭염으로 갑작스럽게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속수무책으로 정전사태를 맞았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2011~2019년 신재생에너지에 2조달러를 쏟아붓고, 값싼 원전과 석탄 발전을 줄여 전기료가 다른 주보다 크게 올랐다.

■수출 밀리면 국내 원전생태계 붕괴

특히 체코 등 유럽, 개도국 원전건설 경쟁으로 수출시장이 커지는데 탈원전으로 국내 원전생태계를 무너뜨리면 기회를 날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무너진 미국이 중·러와 에너지안보 전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동맹'을 맺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50년간 원전에 부정적 정강을 유지하던 미국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원전 선호로 기조를 바꾸면서 과거 원전 리더십 되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당장 공급망이 무너져 독자적 대응이 어려웠다. 러시아와 중국이 소형모듈원전(SMR) 수출을 확대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에너지 패권전쟁에서 밀리자 다급히 손을 내민 것이다. 원전 수출은 건설을 넘어 원자로 유지보수, 연료 공급 등 외교적·지정학적 관계로 엮이는 핵심 전략산업이다.


최근 세계 원전시장은 르네상스를 맞을 만큼 활기다. 체코는 204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30%대에서 최대 58%까지 확대하기 위해 두코바니 지역에 1000~1200메가와트(㎿)급 원전 1기(사업비 8조원)를 발주했다. 폴란드도 연내 원전 6기(총 6000~9000㎿ 규모)를 발주할 계획이고, 루마니아는 가동 중인 체르나보다 1·2호기 운영정비에 나선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