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식 천랩 대표
"美 법인 이지바이옴 본격 가동
병원 등에 분석서비스 판매 계획
신약 후보물질 4개 확보 개발중
미국, 기술수출 첫 지역 될 것"
사진=서동일 기자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이 올해 하반기 미국시장 진출로 성장궤도 진입에 나선다. 신규 미생물 분석서비스 판매 등 미국법인의 본격 가동으로 수익성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천랩은 데이터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생물 빅데이터로 헬스케어 서비스와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주력하는 동시에 북미시장을 발판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세균 등 미생물 생태계를 말한다.
■하반기 미국시장 본격 진출
5일 서울 대치동 천랩타워에서 만난 천종식 천랩 대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사진)는 "현재의 적자는 신약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의 결과다. 향후 신약개발 과정에서 라이선스 아웃, 헬스케어 서비스 거래처 확대 등 결실을 맺으면 흑자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법인 이지바이옴을 통해 올해 3·4분기 미국 기관과 병원에 신규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랩은 지난해 매출 5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약 개발에 가용 자금을 대거 투입하디보니 수익성이 악화된 성적표다. 실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93.4%에 달한다. 올해 1·4분기에도 매출 12억원,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천 대표는 수익성 개선의 구심점을 헬스케어 사업으로 보고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피비오 앱을 장 모니터링 기능뿐 아니라 식이관리를 포괄하는 종합 건강관리 솔루션으로 확대하고 건기식 판매를 연계할 계획이다.
천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시판되면 관심이 증폭되고 투자가 활성화돼 신약 개발 기업 연구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랩은 미생물 분석 서비스와 신약 기술수출의 첫 해외지역은 미국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허가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전무하다.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및 후보물질이 기술수출되면 본격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는 이유다.
■빅데이터·AI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
천 대표는 "천랩은 연구를 통해 축적된 임상 데이터와 정밀 분류 플랫폼을 기반으로 독점적인 권리를 보유할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후보물질 선정이 가능하다"며 "사람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때문에 후보물질의 안전성이 검증된다. 기존 실험적 방법의 후보물질 발굴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효율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현재 천랩은 자가면역 질환, 간 질환, 장 질환, 뇌질환 등 대부분 질병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를 관리하는 헬스케어 서비스와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업모델은 크게 △미생물 분석 △신약 △헬스케어 3가지다. 모두 천랩의 정밀 분류 플랫폼이 보유한 다양한 미생물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생물 분석 사업에서는 전장 유전체 분석 소프트웨어 트루박ID 등이 사용된다. 약 1만4000종 이상 세균 게놈 데이터를 기반 높은 정확도로 종 수준의 분석결과를 제공한다. 트루박ID는 미국 FDA 의료기기 허가를 진행 중이다.
천랩의 최대 경쟁력은 데이터다. 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어서다. 현재 천랩은 4개 후보물질을 개발중이다. 내년 상반기 장질환과 고형암을 타깃하는 후보물질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이 목표다. 이밖에 간질환, 신경질환 타깃 후보물질도 개발하고 있다.
천랩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서비스 3단계를 운영하고 있다. 병원 대상 장내 미생물검사 '것 인사이드', 프로·프리바이오틱스 '천랩바이오틱스', 장 건강 모니터링 앱 '피비오'다.
피비오 앱 경우 지난해 6월 출시한 이후 2만명 사용자를 확보했다. 헬스케어 플랫폼에는 1만건 한국인 메타데이터가 반영됐다. 이를 바탕으로 장을 3가지 유형으로 나눠 분석하고 맞춤 건강기능식품을 제공하고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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