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크로아티아 리맥자동차의 하이퍼전기스포츠카 리맥 네버라가 4월 15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의 도로를 시험 주행하고 있다. 부가티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를 만든 리맥은 폭스바겐과 합작해 합작벤처 '부가티리맥'을 세워 부가티 전기차를 만들기로 했다. AP뉴시스
독일 폭스바겐 산하의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가 크로아티아 전기차 업체 리맥의 기술로 슈퍼 전기차로 거듭난다.
5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크로아티아의 전기 하이퍼카 스타트업 리맥이 부가티 브랜드를 통해 전기 하이퍼카를 만든다.
하이퍼카는 슈퍼카보다 훨씬 더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초고성능 스포츠카를 말한다.
'부가티 리맥(Bugatti Rimac)'으로 이름을 지은 양사 합작벤처는 리맥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테 리맥이 CEO로 경영을 맡는다. 리맥은 2009년 자신의 집에 붙은 차고에서 리맥을 창업해 지금은 업계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최신 전기차 기술을 가진 업체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리맥의 전기·배터리 시스템은 '007 제임스 본드카'로 이름을 날리는 애스턴마틴부터 재규어, 그리고 폭스바겐의 세아트 브랜드 산하 자동차 경주팀에 이르기까지 주요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에 활용되고 있다.
부가티를 전기차 전문가인 리맥이 컨트롤 하게 됐다는 점은 16기통 엔진에 배기가스통에서 굉음을 쏟아내는 하이퍼카 업체 부가티가 달라지게 됨을 의미한다.
리맥의 전기차 시스템 옷을 입는 부가티는 지금보다 더 빨라지는 대신 전기차 특성상 엔진이 없어 소음은 사라진다. 전기차가 오고 있음을 보행자가 알아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인위적인 소음 발생 장치를 달지 않으면 타이어 소리 외에는 나지 않는다.
특히 속도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따라 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를 전망이다.
부가티 리맥을 통해 출시될 리맥 네버라(Rimac Nevera)는 이전에 부가티의 카이런(Chiron)이 갖고 있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라는 타이틀을 가로챌만큼 역대 가장 빠른 차다.
리맥은 부가티를 스위스 시계에, 그리고 자신의 리맥 자동차를 애플워치에 비유했다.
양사가 이날 공개한 합의안에 따르면 폭스바겐 산하 포르셰와 현대자동차가 지원하는 리맥이 새 합작벤처 지분 55%를 갖고, 폭스바겐의 포르셰가 나머지 지분 45%를 갖는다.
겉보기로는 리맥이 최대 주주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포르셰가 리맥 지분을 갖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포르셰가 더 큰 지분을 갖는 구조다.포르셰는 리맥 지분 24%를 갖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부가티리맥 지분의 58.2%를 확보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양사는 폭스바겐측이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
리맥은 폭스바겐과 합작하는 사업을 제외하고 다른 업체들에 전기차 기술을 지원하는 사업은 기존 리맥을 분사해 지속할 계획이다.
또 부가티와 리맥 역시 각각 브랜드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부가티는 지금처럼 프랑스에서 생산을 계속한다.
그러나 연구개발(R&D) 부서는 크로아티아에 새로 만들어지는 리맥의 새 본사로 모두 이동한다.
리맥 지분 37%를 갖고 있는 올해 32세의 리맥은 부가티리맥 지분 20.4%를 확보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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