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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승마협회 “영도승마장 돌려달라” 소송 제기.. 부산시체육회 ‘당혹’

부산승마협회 “영도승마장 돌려달라” 소송 제기.. 부산시체육회 ‘당혹’
▲ 부산 동삼동 영도승마장이 소유권 분쟁에 휩싸였다. 사진은 노후한 마방 안에서 고개를 내민 경기말의 모습. 기자 촬영.

【파이낸셜뉴스 부산】 낡고 좁은 부산 영도승마장을 놓고 부산승마협회가 상부기관인 부산시체육회를 상대로 소유권이전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승마협회 측은 1970년 승마장 건립 당시 체육회에 사실상 명의신탁을 한 것이라며 줄곧 명의 반환을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체육회는 하부 종목단체가 52년 만에 갑자기 법적 소송을 제기한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6일 부산시체육회와 부산승마협회에 따르면, 승마협회는 부산 영도구 동삼동 영도승마장과 관련해 부산시체육회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소송 및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영도승마장은 지난 1970년 2월 동삼동 산46-7 일원 총 면적 5225㎡에 사무실 1동과 마방 19실 그리고 연습장 규모다. 토지대장에 따르면, 소유권은 부산시체육회인 반면 관리 및 운영권은 승마협회가 맡고 있다.

광역시 승마장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울 만큼 시설이 낙후하고 공간도 협소할 뿐만 아니라 인근 종교시설과의 통행로 분쟁, 주민과의 분진민원 등 각종 갈등이 지속되면서 부산시와 체육회 그리고 승마협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승마장 이전을 논의해왔지만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행정당국의 무관심 속 겨우 명맥만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부산승마협회 “영도승마장 돌려달라” 소송 제기.. 부산시체육회 ‘당혹’
▲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영도숭마장 전경. 기자 촬영

소유권을 두고 본격적인 분쟁이 일어난 건 지난해 시 체육회가 특수법인으로 출범하면서부터다. 승마협회 측은 지난해 갑자기 ‘소유주 부분의 내용’이 변했다면서, 승마장 건립 당시 명의를 잠시 체육회에 빌려준 것뿐이며 소유권은 체육회가 아닌 승마협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승마협회 측은 승마장이 건립된 1970년 이후 소유권 반환을 시와 체육회에 꾸준히 제기해왔으며 이번 법적 다툼 이전에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협의를 지속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큰 부담을 안고 소송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근거를 가진 소명자료를 법원에 제출해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승마협회 한 관계자는 “‘52년 묵은 때 벗겨내자’라고 계속 대화하자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우리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자세한 설명은 법원에서 밝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시 체육회는 이번 소송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껏 승마협회가 잘 운영해오다 갑자기 소유권이전 소송을 제기하니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더구나 체육회의 예산을 지원받는 정회원 종목단체로부터의 소송인 만큼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의 재산인 승마장이 임의단체로 소유권을 넘어간다면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체육회 한 관계자는 “지역 승마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고 노력해야 할 마당에 소송을 제기하니 정말 황당하다”면서 “법적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