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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깨문" 발언 이어 '박정희 추켜세우기' 송영길 아슬아슬 행보 왜?

"대깨문" 발언 이어 '박정희 추켜세우기' 송영길 아슬아슬 행보 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깨문", "박정희의 산업화"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들이 아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발언들이다.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일컫는 은어)’이라는 당내 금기어까지 입에 올린 송 대표가 이번엔 박정희 전 대통령 산업화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도층 민심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당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 반도체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포항제철이 철을 만들어서 우리사회를 농업에서 공업사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박정희 정권이 포항제철을 만든 건 대단한 성과라 생각한다”며 박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이어 “오늘이 경부고속도로 개통일”이라며 “박 전 대통령 때 야당이 반대했지만 고속도로 개통하고 제철소를 만든 것은 국가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 내에서는 역사관과 관련된 예민한 주제다. 진보진영에서는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가 노동자 탄압 기반 위에서 이뤄졌고, 당시 대기업 위주로 재편된 독과점 형태의 산업구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강한 편이다.

송 대표 발언이 당내 전반적인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대선을 앞둔 당의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대로 송 대표의 이런 행보가 4·7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린 중도층의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계산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변화하고 있고, 국민의 기대를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더욱 활성화되고, 변화된 모습을 통해 외면했던 국민들이 민주당을 돌아보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