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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신약승인, 감사받는다

[파이낸셜뉴스]
말 많은 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신약승인, 감사받는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9일(현지시간)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 신약승인 과정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지난해 3월 9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바이오젠 본사 앞에 대형 간판이 서 있다. 로이터뉴스1

재닛 우드콕 미국 식품의약청(FDA) 청장 대행이 9일(이하 현지시간)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신약승인 과정에 대한 감사를 의뢰했다. FDA 소속 의사들과 바이오젠간 유착관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감사 의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우드콕 청장대행은 이날 공개한 서한에서 FDA를 감독하는 보건부 감사관실에 바이오젠과 FDA 직원들간에 신약승인 과정에서 유착이 있었는지를 감사할 것을 요청했다.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신약 승인 과정은 논란 그 자체였다.

우선 높은 가격 책정이 논란이었다. 연간 치료비가 5만6000달러(약 6400만원)에 이른다.

그렇다고 효과가 딱히 입증된 것도 아니었다. 임상시험에서 제한적인 효과만 입증됐을 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아두헬름(Aduhelm)이라고 부르는 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승인을 검토하던 기간 FDA 검사관들이 이 약을 만드는 바이오젠과 접촉했다. 양측은 지난해 바이오젠이 FDA 외부 자문가 그룹 공청회에 제출할 자료를 함께 작성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지난해 12월 시민단체 '공공시민'은 "이례적인 협력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FDA는 당초 아두헬름을 미국내 알츠하이머 환자 600만명 모두에게 투여 가능한 광범위한 용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했지만 8일 이를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사용 범위를 좁혔다. 아두헬름이 신약승인 당시 논리와 달리 획기적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보기 어렵다는 방증인 셈이었다.

바이오젠의 이 신약은 연매출이 수십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약 값 대부분은 정부의 노인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에서 지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드콕 박사는 이날 공개서한에서 자신이 신약을 검토하는 FDA "직원들과 간부들의 진실성에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도 당시 절차에 관한 독립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신약 승인 과정에서 바이오젠과 FDA 대표들이 공식 절차 외에 비공식적으로 접촉했다는 점은 FDA 승인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면서 이때문에 이를 보건부 감사관실이 조사하는 것이 신뢰회복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DA 청장대행의 감사 의뢰 발표 뒤 바이오젠 주가는 3% 가까이 급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