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앞둔 수도권 번화가
종로 식당가 평일 낮처럼 한산
직원들 "사람 줄일까봐 걱정"
강남 주점골목은 여전히 '불토'
노마스크 대화·흡연인파 수두룩
11일 서울 명동의 한 상점에 코로나19로 인해 휴업을 한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12일부터 2주 동안 수도권에서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다.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은 2명으로 제한되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이설은 밤 10시 이후 운영이 제한된다. 4단계가 장기화로 흐를 경우 자영업자 매출액 타격은 물론이고 내수부진, 경기침체, 사회시스템 셧다운 등 일파만파 파장이 예상돼 정부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사진=김범석 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이틀 앞둔 지난 10일 밤 서울 종로구 번화가는 마치 평일 낮인 것처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식당·술집·카페 안 좌석은 거의 비어있거나 많아야 4분의 1가량만 손님이 있었다. 이미 손님을 받지 않고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는 가게도 6~7곳 중 1곳꼴이었다.
■속상함 못 감추는 자영업자들
이날 종로 번화가 일대 자영업자들은 지난주 같은 시간대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자영업자들은 영업 타격이 더욱 극심해질 것을 우려하면서 거리두기 4단계가 '비현실적 조치'라고 꼬집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저녁 6시 전에 손님 4명이 왔다가 6시가 지나면 2명한테 '나가라'고 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영업제한은 그렇다 쳐도, 손실보상 시기가 너무 늦고 액수가 너무 적은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노점상을 운영하며 떡볶이 등 분식을 파는 B씨도 "텔레비전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퍼진다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놀러 나오는 사람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노점상에 손님이 3명 이상 올 때도 많아서 미리 2명까지만 앉을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놨다"고 설명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또다시 고용불안으로 인한 걱정에 깊은 한숨이다. 종각역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민주씨(27)는 "지난주 토요일 하루 동안 손님이 10명 정도 왔다면 오늘은 1~2명밖에 안 온 것 같다"며 "10시 영업제한이 시행됐을 때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거리두기가 더 강화되면 또 비슷한 일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마지막 주말" 강남은 붐벼
같은 날 강남역 번화가 주변, 클럽·포차·감성주점 등 유흥주점이 밀집한 골목은 거리두기 4단계를 앞두고 마지막 주말을 즐기기 위한 시민들로 붐볐다.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거나 담배를 피우는 시민도 있었다. 강남의 한 클럽을 찾은 러시아 출신 20대 여대생 두 명은 "홍대 거리나 신사동 거리 클럽은 강남에 비해 제한이 많다"며 "특히 홍대는 최근 원어민 강사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돼 놀러가기가 눈치 보이는 데다 외국인은 아예 출입을 금지하는 클럽들도 있다"고 강남을 찾은 이유를 전했다.
그러나 유흥주점 밀집지역을 벗어난 곳은 한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유흥주점 근처에 위치한 분식집 사장 C씨(55)는 "지난 주말과 달리 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방문한 손님이 5명 안팎이다. 가게 위치상 보통 주점에 가기 전에 들르는 손님들이 많은 편인데 며칠 전부터 손님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교보문고 강남점 근처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 D씨(25)는 "오후 6시까지는 손님이 시간당 20명 안팎이었는데, 6시 이후엔 시간당 5명으로 줄었다. 새롭게 적용되는 방역지침을 이미 의식하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김해솔 우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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