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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40대 노동자 25m 아래로 추락해 숨져(종합)

13일 새벽 도장공장 지붕교체 작업 중 40대 추락사
안전로프 끊어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올 들어 추락사만 두 번째 .. 한영석 사장 "무거운 책임 느껴"

현대중공업 40대 노동자 25m 아래로 추락해 숨져(종합)
7일 오전 5시 30분께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도장1공장에서 지붕 교체작업을 하던 40대 노동자가 25m 아래 바닦으로 떨어져 숨졌다. 숨진 노동자는 로프를 메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지붕패널 모서리에 로프가 끊어지면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노사갈등으로 파업 중인 현대중공업에서 13일 오전 5시 30분께 도장1공장에서 사외단기공사업체 소속 노동자 정모씨(44)가 2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정씨는 지난 5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진행되는 공장 벽체와 지붕 등 시설보수 공사에 투입돼 왔다. 이날은 더위를 피해 오전 5시부터 소속 업체 대표 등 동료 노동자 10명과 함께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사고와 관련해 현대중 노조는 정씨가 지붕위에 설치된 안전걸이 로프에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지만 추락하면서 철제슬레이트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로프가 끊어지면서 추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중공업 40대 노동자 25m 아래로 추락해 숨져(종합)
13일 새벽 40대 노동자가 25m 아래로 추락해 숨진 울산 현대중공업 지붕 교체 현장의 모습. 관계자 옆에 피해자를 연결했던 것으로 보이는 로프가 끊어져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작업 현장에는 철제슬레이트 아래 얇은 베니어합판이 있었지만 추락을 막지 못했고, 그 아래 추락방지망은 없었다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반해 발생한 사고라는 입장이다.

관련법은 추락 위험이 있는 높이 2m 이상 장소에서 작업할 경우 사업주가 노동자의 안전띠와 부속설비 이상 유무를 작업 시작 전 점검해야 하고 강도가 약한 재료로 덮은 지붕 위에서 작업할 때에는 폭 30㎝ 이상의 발판을 설치하거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 조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생명줄 착용 등 법적 안전사항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가 "다단계 하청 고용구조의 문제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논평한 것에 대해서도 "공장 지붕 보수를 위해 입찰 절차를 통해 외부 전문업체를 선정해 공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목격자와 회사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추도문을 내고 "회사는 현장 안전 보건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올해 2차례 중대 재해 이후 다시는 안전사고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모든 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안전 대책을 이행하는 중이었기에 더욱 안타깝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유족들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관계기관 사고 원인 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에선 올해 2월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철판에 부딪혀 숨졌고, 5월에는 노동자 1명이 용접작업을 하다가 추락해 숨진 바 있다.

한편 이 회사 노사는 2년치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면서 지난 6일부터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