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사진=fnDB
■ “횡령금 모두 반환하고, 반성하는 점 고려”
[제주=좌승훈 기자]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억7000만원의 은행 시재금과 고객예금을 횡령한 30대 은행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은행 시재금을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로 빼돌린 뒤 고객예금으로 시재금을 메꾸거나 은행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다니며 예금을 대신해 주는 파출 수납을 통해 자금 일부를 빼돌리는 식이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김연경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제주 서귀포시 모 은행 주임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9년 4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은행이 보유한 시재금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총 94회에 걸쳐 9590만원을 빼돌렸다.
또 시재금을 충당하기 위해 고객 예금까지 손을 댔다.
A씨는 은행 회계 장부를 문제가 없는 것처럼 짜맞추기 위해 고객 예금 3300만원을 시재금을 충당하는데 사용했다.
인터넷 도박에 빠져있던 A씨는 자금 마련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불량하고 범행 방법이 매우 대범해 죄질이 좋지 않지만, 은행이 횡령금을 모두 보전하고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피고인이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과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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