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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교원단체, 전문가 기간제 교사 임용놓고 갈등

[파이낸셜뉴스]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외부 전문가를 한시적으로 교사로 임용하는 법안을 놓고 교육부와 교원단체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교원단체에서는 교원 전문성과 임용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입장인 반면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원단체 "산학겸임교사 제도 활용해야"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는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심의중에 있다. 해당 법안은 일선 학교에서 고교 정규과정에 없는 과목을 신설할 경우 교원 자격증이 없는 외부 전문가도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골자다. 이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비한 교육부의 교원 수급 대책이다.

현행법상 단독 수업이 가능한 기간제 교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교대나 사범대 졸업생 등에게 부여되는 2급 정교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이를 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전교조는 교직에 대한 무분별한 개방으로 교사의 전문성을 훼손한다면 질 낮은 교육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학생들이 입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무자격 기간제 교사 임용 법안을 철회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총 역시 해당법안의 개정안을 반대하면서 기존 특성화고, 직업계고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산학겸임교사 제도를 보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산학겸임교사 제도는 교원 자격증이 없는 외부전문가와 일선 교사가 정규과정에 없는 과목수업을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를 인문계까지 확대하면 된다는 게 교총측의 설명이다.

교총 관계자는 "교사는 높은 교과지식 외에도 교수법, 학생 상담과 생활지도, 학급운영, 평가 등의 역량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 엄격한 교원 양성-자격체계를 두고 있다"며 "전문가가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있겠지만 교원과 같이 학생을 평가,상담,생활지도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자격 기간제교사가 임용이 확대될 경우, 신규교사 임용이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고 예비교원들이 교단에 설 자리도 점점 좁아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영역 학습 수요 대응에 필요
반면 교육부는 교원자격의 근거가 되는 법안을 손대는 것이 아닌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고 있다는 점과 학생들의 학습 수요에 대응하는 취지라는 입장이다. 또 전문가 임용기준에도 엄격한 자격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교원 지위와 관련한 근거법률은 공립학교는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는 사립학교법에 마련돼 있다. 공립학교나 사립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부장관이 검정·수여하는 자격증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즉 '초중등 교육법 개정안'이 교원의 지위근거를 흔드는 게 아니라는 것. 특히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드론 등 학교 내에서 가르치기 어려운 신산업 분야 교과목일수록 외부 전문가가 적극 활용돼야 한다는게 교육부측 설명이다. 기간제 교원이 되는 기준도 박사급 전문가 등으로 한정했다는 점에서 역량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해당 개정안이 단기적 수요에 대응하는 대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단기적 교과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를 활용하고, 만약 해당 교과에 대한 상시수요가 발생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교원을 양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문가를 교육현장에 끌어들인다는 측면보다 학생들이 특정 분야에 대한 학습수요가 생겼을 때 선생님이 없어서 못배우는 일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취지"라며 "영재학교, 특성화고 등에 존재하는 예외규정을 마련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