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마트 배달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앞에서 배달준비를 하고 있다. 2021.7.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지역배달대행업체와 배달기사간 계약서에서 배달료를 기재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변경하는 조항이 사라진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 서울시, 경기도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22일 합동으로 지역 배달대행업체와 배달기사 간 계약서를 점검하고 표준계약서 작성 및 업체의 자율시정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서울·경기 지역에 위치한 지역 배달대행업체 163곳(주요 플랫폼을 이용하는 배달기사 50명 이상 업체)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점검 결과 기존 계약서에서는 △배달료 미기재 △일방적 수수료 변경 △불합리한 배상책임 규정 △계약해지 후 경업금지 의무 부과 △배달기사의 멀티호밍 차단 △일방적 계약 해지 등 여러 문제조항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달료를 기재하지 않는 경우 다수의 계약서들은 배달기사가 받아야 할 배달료를 계약서에 기재하지 않아 배달기사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졌다. 앞으로는 가급적 기본배달료는 계약서 내에 명시하고, 배달업계의 특성을 고려하여 상황에 따른 추가금액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일부 계약서들은 업체의 건당 수수료를 100원 ~ 500원 등 범위로 정하고, 변동이 가능한 사유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아 업체가 범위 내에서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이에 계약서에서 건당 수수료(율)를 명확히 정하고, 수수료의 변동이 필요한 경우 그 사유와 금액을 계약서 내에 명시하도록 했다.
사고발생 시 귀책사유와 무관하게 업체의 책임을 완전히 면하는 불합리한 배상책임에 대해선 안전 및 보건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등 업체에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업체가 책임을 분담하도록 개정했다.
계약해지 후 경업을 금지하는 조항 역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 등을 고려, 계약이 존속되는 기간 동안만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배달기사가 여러 배달대행업체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멀티호밍 차단 조항은 삭제하고, 업체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배달기사의 단순한 계약상 의무 위반은 업체가 사전에 통지하고 시정 및 항변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표준계약서를 채택하거나 계약서를 자율시정 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업체들은 연내 이를 이행할 예정"이라며 "관계부처는 오는 27일 시행되는'생활물류법'에 따라 전국적으로 인증제 도입 및 표준계약서 보급 등을 통해 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공정한 계약관행 정착을 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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