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침묵 속 가석방보다 내심 사면 바라는 이유
가석방 되더라도 다른 재판서 유죄 받으면 다시 수감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혹은 '가석방'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가석방 될 경우 향후 재판에서 유죄를 받게 되면 다시 수감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그룹의 경우 해당 이슈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가석방'보다 '사면'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혹은 '사면'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운명을 가를 법안이 '형법 제74조(가석방의 실효)'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석방인 상황에서 다른 재판에서 유죄를 받을 경우 가석방처분은 효력을 잃게 된다'는 내용으로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 부당합병, 프로포폴 투약 혐의 등으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 '사면' 혹은 '가석방'을 주장하는 측의 핵심 논거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인데 가석방이 될 경우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다시 수감되면 경영 활동이 또 어려워진다.
■다른 재판서 유죄나오면 가석방 무용
22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8·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론'과 '사면론'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삼성그룹의 경우 침묵 속에서 '사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기업 사건에 정통한 한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이 되더라도 이후 진행되는 다른 재판들에서 유죄가 될 경우 가석방 효력을 잃을 수 있다"며 "삼성 입장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이달 말 형기의 60%를 채우게 되는데 8·15일 광복절을 전후해 가석방이나 특별사면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재계 등을 통해서 나오고 있다.
김예림 변호사는 "실형 기간 30개월 중 약 40%의 형기가 남았다고 가정하면 가석방 후 12개월 내에 다른 재판에서 유죄를 받게 될 경우 형법 제74조에 따라 다시 수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석방 후 재수감시 '경영복귀' 주장 모순
현재 재계 등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의 가석방, 사면을 주장하는 측은 반도체 패권 등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시기에 인수·합병 등 대형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필수라고 주장한다.
재계에서는 가석방이 될 경우 해외 출국 등 이 부회장의 온전한 경영활동에 제한이 있어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면론의 기저에는 가석방이 되더라도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부 회장이 다시 수감될 가능성이 있어 반쪽자리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물산 부당합병의 경우 결론에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가석방 기간 중 프로포폴 정식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나올 경우 다시 수감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벌금 50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가, 지난달 또 다른 프로포폴 사건 혐의가 발견되며 정식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로스쿨 한 교수는 "한화나 SK의 사례처럼 총수가 없어도 기업 경영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다"며 "중요한 위치에 있는 기업의 총수라면 애초에 범죄를 저지르면 안되지만 여러의견을 종합해 사면이 필요할 경우 빠른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형법 제74조(가석방의 실효): 가석방 기간 중 고의로 지은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가석방 처분은 효력을 잃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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