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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어떤 일 있어도 文대통령 지키겠다"..친노·친문 결집하나

이낙연-김경수, '문재인 지키기' 다짐
김경수 "대통령님 잘 부탁한다"
이낙연 "어떤 일 있어도 잘 지키겠다"
이낙연, 민주당 정통성·친문 정체성 강조
文과 '차별화 요구'에 "그 짓은 못한다"
친노·친문, '文지킬 수 있는 후보'로 결집 전망

이낙연 "어떤 일 있어도 文대통령 지키겠다"..친노·친문 결집하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와 김경수 경남지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경수 : "대통령님을 부탁드립니다. 잘 지켜주십시오"
이낙연 :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통령님을 잘 모시겠습니다. 잘 지켜드리겠습니다"
지난 2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나눈 대화다. 이날 통화는 이 전 대표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 전 지사에게 위로 전화를 하면서 이뤄졌다.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는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에게 문 대통령을 부탁했고, 이 전 대표는 재수감을 앞둔 김 전 지사에게 '문재인 지키기'를 약속했다.

24일 여권에 따르면, 두 사람의 이번 대화는 평소 '민주당 정통성'과 '친문 정체성'을 강조하는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자아'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대권행보 전반에 걸쳐 '민주당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민주 정부'의 가치와 정책을 가장 잘 계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와 함께 '친문 정체성'도 분명히 하고 있다. 실제 그는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이자 최장수 국무총리'로 재임했던 경험을 가장 큰 대권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이낙연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자세를 거듭 다짐했다. 초지일관하는 이낙연다움"이라며 "통화 내용을 전해 들은 경남도당 당원들은 안타까움과 다짐을 동시에 가지는 표정들이었다. 이렇게 김경수, 이낙연, 문재인, 그리고 당원들은 하나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낙연 "어떤 일 있어도 文대통령 지키겠다"..친노·친문 결집하나
지난 2019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가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文과 차별화 요구에 "죽는 한 있어도 文 지킨다"
이 같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신념은 지난 4월 참모들에게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당시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하며 어려움을 겪자,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 필요성이 요구됐다.

하지만 그는 "정권 재창출이 문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라며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사기'"라며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그 짓은 못 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 앞에서 분명히 말한다. 나는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친노·친문 결집, 속도낼까
이 같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친노·친문 진영이 빠르게 결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일인 10월 초가 다가올 수록,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친노·친문 진영이 '문 대통령을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후보'로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친문 적자' 김 전 지사의 재수감으로 인한 정치적 공백 상황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당 일각에서 이 전 대표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표결 참여 관련 공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친노·친문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원 게시판 등을 통해 이 전 대표에게 힘을 싣고 있다.

이 전 대표 역시 스스로 "탄핵에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밝힌데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동영 전 의원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던 점을 부각하며 대대적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정 전 의원은 참여정부 임기 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문 진영 결집이 현실화할 경우, 민주당 대선 경선 판도는 또 한번의 변곡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