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기한’ 도입, 식품폐기량 대폭 감소 기대
"기후변화 대응하고 ‘2050년 탄소중립’ 앞당겨"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강병원 의원실
[파이낸셜뉴스]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은평을)은 26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23일 열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현행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에서는 '식품등에 제조연원일, 유통기한 또는 품질유지기한으로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유통기한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기한은 매장에서 소비자에게 식품을 판매해도 좋은 최종기한’을 말한다. 이에 소비자와 식품 산업체는 섭취 기간으로 오인해 섭취할 수 있음에도 식품을 폐기하거나 판매를 할 수 없어 제조업체에 반품 조치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통기한의 지속은 자원 낭비와 국내 식품 산업 발달을 저해시키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아직 충분히 섭취가 가능한 식품임에도 불필요한 폐기로 '가정 내 가공식품 폐기 비용은 연간 8조1419억 원, 식품제조업체는 연간 5308억 원의 식품 폐기 손실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18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는 식품 생산의 원인이며 6%는 음식 쓰레기로 인해 발생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식품 폐기 시점의 혼란을 방지하고 식품 폐기물 감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유통기한이 도입된 지 35년(1985년)이 넘은 만큼, 그간의 식품 제조기술과 냉장 유통 체계 등 식품 산업의 제반 여건이 발달한 현실도 반영했다.
한편 '소비기한'이란 '표시된 보관 조건을 준수했을 경우 소비자가 식품을 먹어도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는 식품 소비의 최종기한'을 뜻한다. 소비기한 도입 시 소비자의 식품 선택권 보장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불필요한 손실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식품안전정보원은 '가정 내에 소비기한으로 변경 시 가공식품 폐기 감소(1.51%)로 연간 8860억 원, 식품 산업체 제품의 반품·폐기 감소(0.04%)로 연간 260억 원 사회적 편익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연간 165억원 감소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소비기한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다. CODEX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는 2018년 유통기한 표시가 소비자 오인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식품 표시 규정에서 삭제했다.
이에 소비자 혼란방지, 식량 폐기감소를 위해 소비기한 표시제 사용을 국제적으로 권고하고 EU, 일본, 호주, 캐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소비기한을 도입했다. 또한 지난 5월 31일 ‘2021 P4G 서울 녹색 미래정상회의’를 통해 탄소중립 정책안으로 ‘소비기한’ 도입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소비기한 표시제’가 안전을 담보하면서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식품 산업계의 제조·유통단계에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의 혼란방지를 위해 교육·홍보를 하고자 2023년 1월 1일에 시행토록 했다.
또 국내 유업계의 2026년 FTA 협정에 따른 관세 철폐로 현실적 어려움과 변질사고 발생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해 이 법 시행일로부터 8년 안에 시행토록 정했다.
강병원 의원은 "소비기한 표시를 도입하는 '식품표시광고법' 본회의 통과는 국내 식품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식품 폐기·반품을 감소해 매년 8조6727억원의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 국내 경제발전에 이바지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식품 폐기·반품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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