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영탁이 출연한 예천양조 영탁막걸리 광고.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트로트 가수 영탁과 '영탁막걸리' 홍보 모델 재계약을 두고 마찰을 빚어 온 예천양조 측이 영탁과 관련한 다른 상표들도 출원해 왔던 것이 알려졌다. 심지어는 영탁과 함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 참가한 가수 임영웅을 연상케 하는 상표도 출연해 왔다.
28일 특허 당국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예천양조 측은 '0513'과 `0616 우리곁愛(0616 우리곁애)`라는 상표를 각각 지난해 10월과 11월에 출원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0513'과 '0616'은 가수 영탁(5월13일)과 임영웅(6월16일)의 생일이다.
예천양조 관계자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안동소주 0513′ 디자인에는 생일을 의미하는 케이크와 촛불 등이 그려져 있었다.
예천양조가 미스터트롯을 연상케하는 상표를 처음 출원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였다. 출원한 상표명은 ‘영탁', 대상 제품은 막걸리였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 방송에서 가수 영탁이 ’막걸리 한잔'이란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된 지 5일째 되던 날이었다. 이 상표 출원은 특허청에서 거절됐다. 가수 영탁의 동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예천양조 측은 영탁 측과 사전 협의 없이 자사의 유튜브 광고에 영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등 초상권 침해 논란을 빚었지만, 이후 영탁을 `영탁막걸리` 모델로 발탁하면서 갈등은 봉합되는 듯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예천양조의 관계자는 영탁 관련 상표 등록 시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지난해 3월 음식점·일반유흥주점 등의 용도로 `영탁주점` 상표를 출원했다가 거절됐다. 같은 해 5월에는 ‘빵'을 대상으로 `영탁`이란 상표를 다시 출원했다가 거절 당했다.
특허청은 “제조업체가 영탁의 승낙을 받지 못하면 상표를 등록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상표법은 저명한 타인의 성명을 포함하는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한다. 다만 그 타인의 승낙을 받으면 예외로 인정한다. 영탁과 광고 계약을 체결한 건 상표를 `사용`하는 권리를 승낙했다고 볼 수 있지만 상표를 `등록`할 수 있는 권리까지 승인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영탁이 상표등록까지 동의했다는 자료가 필요하다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광고 모델 재계약 협상 결렬에 이은 상표권 분쟁이 빚어지면서 진실 공방을 넘어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예천양조 측은 “영탁이 상표 관련 현금과 회사 지분 등 3년에 걸쳐 150억원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고, 영탁 측은 “150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해 출시된 `영탁 알밤주`의 경우 영탁 측과 추가 협상 없이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밤주 상표에 등장한 영탁 사진은 기존 `영탁막걸리` 사진에서 색상만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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