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라디오로 '통신선 복원' 알린 北, 노동신문 보도 없는 까닭은

27일 오전 北 대외용 매체로 '통신선복원' 보도
28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엔 관련 보도 無
전문가 "주민 혼란 막고 南 후속조치 관망"

라디오로 '통신선 복원' 알린 北, 노동신문 보도 없는 까닭은
북한 조선중앙TV는 27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6·25전쟁 종전 68돌을 즈음해 평양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밝혔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27일 통신연락선 복원 당일 라디오 등을 통해 대외에 알린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매체를 통해 남한을 비판해왔던 북한이 주민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내용 매체에는 보도를 유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전날 열린 제7차 노병대회 관련 소식을 주요하게 다뤘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축하 연설 내용을 상세하게 전하며 노병을 위한 연회 및 행사 개최 소식을 보도했다. 남북이 전날 오전 10시를 기해 통신연락선을 복원키로 한 보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전날 북한은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와 북한 평양라디오 방송을 통해 통신연락선 복원 사실을 알렸다. 보도 시점 또한 한국 발표(오전 11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사는 "지금 온 겨레는 좌절과 침체 상태에 있는 북남(남북)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수뇌분(정상)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남북) 쌍방은 7월 27일 10시부터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알렸다. 평양방송 또한 남북 정상이 수차례 친서를 교환했다며 통신연락선 복원 사실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민 혼란을 방지하고 남한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기 위해 대내 매체에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자력갱생 등 내치에 집중하는 점, 남측을 적으로 규정한 점 등을 감안해 주민의 혼란을 막기 위해 노동신문에 게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주민들에게 과도한 기대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보도하지 않은 것"이라며 "북한이 한류 등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 (통신연락선 복원) 사실을 공개할 경우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면서 대처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양 교수는 "통신연락선 복원은 김 위원장의 결단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식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디오로 '통신선 복원' 알린 北, 노동신문 보도 없는 까닭은
남북이 통신연락선을 재가동한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 연락대표가 북측 연락대표와 통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통신연락선이 단절된 지 1년여 만이다. 사진= 통일부 제공, 뉴스1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