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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세계 최강항공모함 가질 수 있나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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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부산 벡스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선보인 항공모함 전투단 개념도. 자료=해군 제공

한반도 주변국의 군사적 경쟁 특히 항공모함 보유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 10위권 내외의 국가는 모두 예외 없이 국가전력으로서 항모를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터키도 경항모 보유를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 상위권 국가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항공모함을 보유하려 들까
엄청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바다 위의 움직이는 거대한 군사기지’가 왜 필요한지
최근 우리 정부의 경항모 도입 추진을 계기로 각국의 항모 전력화 경쟁을 짚어본다.

■지구촌 최강의 전력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
2017년 11월 한·미 연합훈련 중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전단은 짙푸른 파도를 뚫고 동해 NLL(Northern Limit Line, 북방한계선) 가까이 북상한다. 공중에는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와 F18 슈퍼호넷 편대가 떠 있고 이지스구축함과 근접 방공구축함, 수중에는 핵잠수함 등의 호위를 받는다. 축구장 3배 넓이 갑판엔 F18 슈퍼호넷, EA18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R 해상작전헬기 등 함재기가 즐비하다.

갑판의 착함로엔 F18 슈퍼호넷이 빠르게 내려선다. 갑판에 내려앉는 충격과 동시에 어레스팅와이어에 걸려 채여 순간 탄력 있게 멈춰 선다. 이함로엔 F18 슈퍼호넷이 굉음과 함께 엔진 풀파워로 이륙 대기한다. 이때 갑판의 온도는 1000℃까지 올라간다. 엔진에서 뿜어내는 굉음과 강한 열 폭풍, 매캐한 연기와 수증기가 뒤섞인다. 그 사이로 노란색 조끼의 갑판 통제사가 분주히 오간다. 헬멧에 달린 통신포트로 관제탑과 통신을 주고받으며 힘찬 수신호로 전투기 파일로트에게 이륙 신호를 보낸다. 캐터펄트 라인을 따라 하얀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슈퍼호넷 전투기는 정확히 그 위를 100여미터 달려 3초 만에 하늘로 솟구친다.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2월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런 사태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넘어 지구촌 안보가 출렁이는 상황이었다.

이때 안보전문가와 모든 언론들은 다투어 USS 존 C. 스테니스호(CVN-74) 니미츠급 원자력 항공모함 한반도 파견소식을 알렸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에게 인식되는 항모의 강력한 현시효과(presence effect) 때문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영국에 이어 패권국의 지위로 세계 주도국가가 되었다. 이후 국가위상과 경제력 모두에서 강국 및 부국의 지위를 누려왔다. 그 배경에는 그에 걸맞은 군사적 전력이 있었다.

미국은 현재 항공모함 20대를 보유하고 있다. 캐터펄트식 항공모함 11척(최신 포드급 1척)과 헬리콥터 및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이 9척(최신 미국급 2척)으로 전 세계의 해군전력을 모두 합쳐도 이길 수 없을 정도라는 평가다. 게다가 지금도 첨단 항공모함을 계획하고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41년 일본의 항모전단에 의한 진주만 피습을 계기로 참전과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역할 강화에 나서게 된다. 강대한 국력을 항공모함 건조 및 우수한 함재기 개발에 쏟아부어 2차대전 후기에는 에식스급 디젤 항공모함을 줄줄이 뽑아내 일본을 역관광 보낸다. 당시 완성된 미 항모 24척 중 17척이 태평양전쟁 기간 중에 취역했다.

이후 미국은 2차대전 후 소련이 붕괴하기 전까지 양극체제를 이끌었고 소련을 붕괴시키면서 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 국가위상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이러한 미국에 항모 전략 자산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미국은 군사전력을 바탕으로 지구촌을 이끌며 안전자산으로 간주하는 달러를 기축통화로 유지, 현재의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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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니미츠(CVN 68) 항공모함(10만t급)이 태평양을 횡단하고 있다. 2004년 미 해군 발표에 따르면 MK7 유압식강제착륙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니미츠급 항모는 하루 최대 230소티(1Sortie=항공기 1회 출격 횟수) 4일간 연속 작전이 가능하다고 보고됐다. 최신형 10만t급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 존 F 케네디함은 최신형사출장치인 EMALS(Electromagnetic Aircraft Launch System:전자기식 사출장치)와 최신강제착륙장치인 AAG(Advanced Arresting Gear:수압터빈 에너지흡수 착함 방식) 채택으로 소티생성률이 높아져 하루 최대 270소티를 목표로 한다. 무인기를 포함 하루 최대 1080곳의 목표를 주야간 전천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렇듯 미 항공모함은 지구상 최강의 실전 전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료=미국 국방 영상정보 배포시스템(DVIDS)홈페이지
■항공모함 보유국 유형과 확보조건
항모의 보유국의 유형과 확보조건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경제수준이 높고 임무소요도 명확하여 항모전력이 국가지위와 균형을 이루어 항모 운용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경우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국가는 항모 보유가 군사적 임무소요 해결의 핵심전력일 뿐만 아니라 부강한 경제력을 유지하게 해주는 시너지 효과도 창출케 해준다.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이다. 반대로 이러한 유형에 해당하지만 항모 보유를 주저한다면 국가 전력의 미비로 국가이익 유지와 안보측면에서 그 지위를 잃을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은 경제적으로는 항모 확보가 가능하지만 임무가 불확실한 경우이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국가는 장기전략적 측면에서 효과성이 떨어져 지속운용이 제한되지만 항모 보유 자체가 국가지위와 이익을 보장하는 기능적 효과는 있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국가는 항모전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거나 최소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국이다.

세 번째 유형은 경제적으로 빈국에 속하지만 지정학적으로 안보위협과 임무소요가 많은 국가이다. 불충분한 경제여건과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노후 항모를 도입하는 경우이다. 항모탑제 항공전력도 제대로 구성할 수 없고 결국 작전효과 하락과 국가 경제 하락으로 지속적 운용이 제한받는다. 항모 보유가 경제력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을 가져와 오히려 균형적 전력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파키스탄과 인도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네 번째 유형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뚜렷한 임무소요나 전략적 필요성이 없는 상황에서 항모를 보유한 국가의 경우이다. 경제가 빈약하고 주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협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정책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태국과 브라질이 이에 해당한다.

■ 항공모함 보유 급속 강화하는 중국... 일본·러시아·영국의 항모
중국은 ‘군사 굴기’를 선언,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현재 2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추가로 003형 1척을 진수, 전력화한다.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는 위성사진을 찍는 미 벤처업체 플래닛 러브스가 올 6월 촬영한 위성영상 등을 분석하면서 캐터펄트를 갖춘 이 항모의 길이가 미 뉴욕의 초고층 빌딩인 크라이슬러 빌딩 높이(319m)와 맞먹는다고 보고 있다. J-15 함재기 외에도 J-31 개발도 추진 중이다. 영국 방위 관련 정보소식통은 중국이 2030년까지 항공모함 5척을 보유할 것으로 예측한다. 궁극적으로는 3개 전단 6~10척으로 증강한다는 것이 영국의 제인연감(Jane’s Yearbooks)과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우리 인근 바다와 동북아를 넘어서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바다에서 향후 미·중 힘의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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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모함 랴오닝, 구소련에서 건조하던 어드미럴 쿠즈네초프급의 2번함으로 소련의 붕괴로 인해 공정률 70%에서 건조가 중단되자 우크라이나가 국유화해 방치 중에 있었다. 마카오의 작은 회사를 내세운 중국이 해상 카지노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사들였다. 실제로는 중국 해군이 개수해 2012년 항공모함(6만7500t급)으로 취역시켰다. 자료=중국 인민해방군 홈페이지

일본은 현재 이즈모급(2만7000t급)과 휴가급(1만8000t급) 각 2척을 합쳐 4척의 강습헬기형항모 4척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단거리 수직이착륙기 탑재형 항모로 개조 중에 있다. 이즈모급 함은 길이 248m로 프랑스의 핵추진 항모 샤를드골함(4만2000t급) 261.5m에 버금간다. 군사전문가 일각에서는 여기에 오오스미급 3척(1만8000t급)을 합하면 사실상 7척의 강습상륙함 보유로 봐야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2019년 5월 아베 신조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해상자위대 이즈모급 호위함 가가(加賀)에 승선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항모보유를 선언한 바 있다. 같은 해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발표한 ‘2019년도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서 수직이착륙기(STOVL) 도입을 결정을 밝혔다. 또 F-35 도입 숫자를 42대에서 147대로 변경했다. 147대 가운데 42대를 항모탑재가 가능한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로 결정한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일본의 차기항공모함은 중국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6만t급 이상 7만t급의 영국 항모 퀸엘리자베스급 정규항모 모델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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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일본 최초의 경항공모함인 이즈모함(길이 248m, 2만7000t급)을 진수했다. F-35B 탑재형으로 개조 중, 아메리카급 크기로 처음부터 F-35B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군사전문가들은 F-35B형 14~18기 탑재가 가능하며 하루 44소티 작전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료=일본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러시아의 전신인 구소련은 냉전 중반까지 경제력과 임무소요 모두에서 항모확보조건을 충족시키는 국가였다. 냉전기간 중 모스크바급(1만5000t) 2척, 키예프급(4만t급 STOVL형) 척 등 총 6척의 항모를 건조 운용했다. 그러나 국가재정 부족으로 1991년 소련 붕괴 직전 10만t급 항모 건조가 중단되고 1992년에는 해체수순에 들어간다. 하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세계 2위의 군사강국임에 분명하다. 러시아 해군은 중형항공모함(6만t급) 1척만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체전력은 전략 핵잠수함과 지대함 지원 미사일 전력을 포함하면 세계 2위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수리 중으로 알려진 쿠즈네초프급(5만3000t급) 항모는 재래식 증기터빈과 디젤 혼합 추진 방식으로 연료와 보급 등 전력의 유지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탑재한 전투기 SU-33 12대와 SU-25 15대 조기경보기 등 외에 CIWS(근접방어시스템) 카쉬탄 8문과 AK-630 6문, 대공미사일 192발, 사거리 600Km 이상의 D-700 대함미사일 12발 등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푸틴 집권 하의 러시아는 예산 난에 시달리면서도 10만t급 핵추진 항모 4척 확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은 퀸엘리자베스급(7만t급) 항공모함 2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차기 항모는 50년의 수명연한을 가지도록 설계되었는데 이는 항모의 높은 획득비용을 고려하여 한번 획득한 후 최대한 장기간 사용하려는 기획이라 볼 수 있다. 전력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항모전단구성을 갖추어 가고 있다.

■대한민국 항공모함 보유의 당위성
대한민국은 북한으로부터 심각한 비대칭 전력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와 같이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으로부터 치열한 군비경쟁, 해양통제, 침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항공모함의 전력화 보유는 주변국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는 데 대공, 대지의 유효한 기반적 플랫폼이 되어 줄 수 있다. 상시 배치된 가운데 해상통제와 바다 위의 제공권 확보라는 두 가지 작전을 동시에 수행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국은 국가위상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국제사회로부터 공동안보임무 참여를 더욱 요구받고 있다. 전 세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분자에 대한 대응과 재난구호 등 다양한 임무를 거부할 수 없는 국가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항모의 크기에 따른 분류는 크게 4종류로 10만t급 내외의 초대형항모 슈퍼캐리어(supercarrier), 6만t급 이상의 대형항공모함, 4만t급 내외의 중형항공모함, 1만5000t 내외의 경항공모함으로 나뉜다.

항공모함의 건조 유지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당대 국가가 보유한 최신 기술력이 집약된다. 여기에 연구개발(R&D) 비용은 그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견해이다. 기술적 허들도 만만치 않다. 항공모함을 건조, 유지 보수 할 수 있는 기술력과 경제력을 갖춘 국가는 전 세계를 통틀어 10여개국에 불과하다.

함재기의 기체 확보에 드는 비용은 항모건조 비용 자체보다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염분과 이착함 충격을 견뎌야 하기에 육상기에 비해 굉장히 튼튼해야 하고 전력화 완성에 이르는 함재기 파이로트의 고도의 조종능력 배양까지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항공모함을 지키는 ‘항모전단’도 필요하다.

■항모 전력 21세기에도 유효한가
한편 최근 회피기동이 가능한 이스칸데르형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정밀타격무기의 개발로 항모전력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전쟁사를 전공한 국제정치학자 이춘근 박사는 “전쟁사와 무기발달사를 보아도 어뢰가 발명되었을 때 전함의 시대가 끝났다고 여겨졌고, 잠수함이 발명됐을 때도 이미 항공모함의 시대는 끝났다고 여겨졌다, 대전차미사일이 개발됐을 때 탱크의 시대는 끝났다고 여겨졌고, 지대공미사일이 발명되었을 때 전투기의 시대는 끝났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아직도 탱크와 전투기, 항공모함은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며 “중국의 둥펑(東風) 시리즈 DF-21, DF-21A, DF-21D, DF-26, DF-31, DF-41 등과 같은 사거리 1500~5000Km에 이르는 ASBM(Anti-Ship Ballistic Missile:대함탄도미사일)과 IRBM(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중거리탄도탄미사일)의 개발은 항공모함이 막아야 할 무기의 종류가 하나 더 추가된 데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최고속도 마하 21~25에 이르는 극초음속 대함탄도미사일이 현대전에서 큰 위협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나 한마디로 완전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작용할 수는 없다는 것. 모든 인류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도전과 응전의 연속’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항모의 격침이 가능한 모든 기술력 문제, 탄도미사일의 원형공산오차(CEP, Circular Error Probability)와 타탄두, 극초음속, 탄두의 파괴력 등을 모두 해결했다고 가정해도 상대국과 보복 전면전(또는 동맹국과의 확전)을 불사해야만 항모타격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모는 결코 쉽게 타격하고 침몰시킬 수는 없는 전력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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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일본 근해에서 미국의 상륙함과 일본의 강습헬기항모, 프랑스의 미스트랄급 상륙함, 호주의 함정 등이 동원돼 미·일·프랑스·호주 연합 해상기동 훈련을 벌이고 있다. 8월에는 미·영·일 연합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참여국 모두 적극적으로 대중국 견제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다. 자료=미국 국방 영상정보 배포시스템(DVIDS) 홈페이지
■대한민국 항공모함의 임무, 조건, 전력화
한국의 경제력은 ‘세계 7위의 수출국, 전체 경제 규모로는 11위 내외로, 선박 건조부문 조선업 기술력은 글로벌 1위’로 평가받는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이 2021년 조사·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력은 세계 8위권으로 평가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와 미국의 군사력 평가 전문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자료를 종합하면 한국은 국방비는 2020년 연간 GDP의 2.4%, 약 440억달러 (약 50조5800억원)수준으로 조사대상국 138개국 중 9위로 평가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지만 이렇듯 한국은 경제적 수준과 다양한 안보위협과 임무가 내재한 항모확보조건의 필요충분조건을 이미 가지고 있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항공모함 전단은 움직이는 미사일 방공체계이자 대공·대함·대지·대잠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우리를 위협하는 막강한 상대라도 무시할 수 없는 치명적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 Area Denial)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시급한 전력이다.

또한 전면전 발생 시 전쟁을 주도하는 능력을 현시함으로써 한반도 위기 때마다 동맹국인 미국의 전략무기의 한반도 배치만을 기대하는 의존성에서 탈피해야 한다. 비대칭 전력의 개발과 강력한 항모의 전력화는 전쟁억제와 국제 평화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우리 해군이 추진하는 경항공모함(CVX) 사업을 두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경쟁을 펼쳤다. 해외군사전문사이트에는 대체로 경항모(4만t급) 건조에 약 3조5000억원, 중형항모(7만t급) 건조에는 6조원 정도가 소요(탑재기와 전단구성 제외)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한국형 경항모의 경우 3만t급 2조원대로 잡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경항공모함 사업은 지난해 9월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공식화돼 내년 입찰이 예상된다.

한국 보유 첫 항모가 필요한가 경항모인가 중형항모인가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항공모함은 건조, 진수 후에도 적어도 수년~십수년의 실전 전력화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년 혹은 영국과 같이 50년 수명연한의 미래를 내다보고 추진해야 하는 국가전력 기획 사업인 것이다.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역할뿐 아니라 힘의 논리가 바탕이 되는 국제군사정치적 측면에서도 항공모함의 보유는 단순히 해군전력만의 전술플랫폼 정도로 봐서는 안되며 전력의 총화로서 국가전력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이 군사전략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19세기 미국의 전략지정학자 알프레드 머핸(Alfred T. Mahan) 제독의 ‘해양력 개념’은 미국 군사정책과 독일, 영국 등 전 세계 해군의 전략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 때문에 1890년대 유럽의 해군력 증강 경쟁이 일어났으며, 이것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원인 중 하나라는 평가가 있다. 머핸의 사상은 지금도 미 해군 교리 곳곳에 남아 있다. 그는 명저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The Influence of Sea Power upon History)에서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도전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쥐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양해군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 용어해설 -
※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 :
비행갑판 후부에 있는 착함(着艦)용 갑판 부분에 3~4개를 설치한다.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착륙할 때 쓰는 장치. 비행기를 짧은 활주거리에서 착륙 및 정지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강철재질의(여러 가닥의 강철 철사를 합쳐 꼬아 만든다) 줄을 가리킨다. 어레스팅 케이블(arresting cable), 어레스터 케이블(arrestor cable), 어레스터 와이어(arrestor wire)라고도 불린다.

항공모함의 비행갑판 위에는 보통 3~4개의 어레스팅 와이어(어레스팅 케이블)가 설치되어 있다. 전투기는 착륙을 할 때 수직미익 아래에 설치된 어레스팅 후크(Arresting hook)라는 갈고리를 아래로 내린다. 그 후크가 와이어 3~4개 중 하나를 낚아채면(걸리면), 그 와이어가 전투기를 뒤로 잡아당긴 후 착륙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때 전투기의 후크에 어레스팅 와이어가 걸리지 않으면 곧바로 최대 출력으로 이륙해야 하기(저속으로 착륙하면 어레스팅 와이어에 걸리지 않을 경우 양력을 받아 재이륙을 하지 못하고 갑판을 벗어나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때문에 항모의 갑판에 내려앉는 전투기는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엔진 풀파워로 착륙을 시도해야 한다.

※ 캐터펄트(catapult) : 오늘날은 항공모함의 비행갑판 앞쪽에 수십m~100m 길이로 홈을 파고, 그 밑에 압축공기나 증기의 힘으로 앞쪽으로 고속 이동하는 장치를 하여, 그것에 비행기와 연동되어 그 밀어주는 힘에 의해 탑재함이 양력과 속력을 받아 탑재기를 갑판에서 이륙시키도록 되어 있다.

※ STOVL(Short Take-off and Vertical Landing=단거리이륙-수직착륙) 비행기와 스키 점프대를 사용하는 항공모함은 캐터펄트와 어레스팅 기어가 없다. 미국과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 모든 항공모함은 STOVL 비행기와 스키 점프대를 사용하고 있다.

- 참고문헌 -
반길주, “국가전력으로서의 항공모함 확보조건 분석”, 통권 39호 Vol. 19, No. 1, Spring 2016
고상두, “러시아와 중국의 지중해 군사훈련,” 안보현안분석, Vol. 107(2015. 5. 30).

정철호, “중국, 국력 신장 위해 태평양 진출,” Chindia Journal 2015. 7.

박성용, “전간기 영국, 미국, 일본의 항공모함 발전에 관한 비교분석,” 사회과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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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 “해군의 항공모함 확보는 국가의 생존전략이다,” 독도연구저널 (2009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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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Pacific Rebalance 2025, CSIS, Janu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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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s Yearbook Defense Weekly, January 29, 2018.

Jane’s Yearbook Navy International, February 1, 2018.

Jane’s Yearbook Navy International, 2021-2022.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